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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설주 동행 오늘 결정 … 임종석 “오후나 만찬 참석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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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김정숙(左), 이설주(右)

김정숙(左), 이설주(右)

남북 정상회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인인 이설주를 동반할지는 회담 전날인 26일 밤까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26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 메인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이설주 여사의 동행 여부는 아직 협의가 완료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실장은 “저희로서는 (27일) 오후 또는 만찬에 참석할 수 있기를 많이 기대하고 있다”며 “아직 확정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김 위원장이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문재인 대통령과의 첫 만남에는 이설주가 동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남북 첫 퍼스트레이디 회동 이뤄질까 #정상 국가 과시 위해 동반 가능성 #김정숙 여사, 의약품 지원 등 준비 #이희호·권양숙 방북 땐 성사 안 돼

그러나 청와대는 김 위원장이 오전 회담을 마치고 북측으로 넘어간 이후 오후 회담을 위해 재차 군사분계선을 넘을 때, 또는 만찬 일정에 이설주가 전격적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가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설주의 공식 호칭을 여사라고 발표한 점도 김정은과 동행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른 외국 정상들과 마찬가지로 부부 동반으로 정상회담에 참석하면 정상 국가로서의 북한의 모습을 전 세계에 과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이 이설주를 동반하면 역사상 최초의 남북 퍼스트레이디 회동도 성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이설주와 만날 경우에 대비해 환담 의제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한다. 북한 어린이들에게 의약품을 지원하거나 학용품을 전달하는 방안 등이 검토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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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두 차례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때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와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동행했지만 남북 퍼스트레이디 회동은 성사되지 않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넷째 부인으로 알려진 김옥이 정상회담 관련 공식 석상에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북한 여성계 인사들과의 간담회가 열렸다.

이희호 여사는 2000년 당시 장상 이화여대 총장 등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북한 인사들과의 분야별 간담회에 참석해 여운형 선생의 딸인 여원구 북한 최고인민회의 부의장 등과 여성 분야 간담회를 열었다. 권양숙 여사는 2007년 현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등과 백화원 영빈관에서 박순희 조선민주여성동맹 위원장과 류미영 천도교청우당 중앙위원회 위원장 등을 만났다.

퍼스트레이디 간 첫 만남이 이뤄질 경우 남북 정상회담 정례화 합의와 맞물려 양국 정상의 배우자가 정례적으로 만나는 계기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2007년 청와대 제2부속실장 시절 권 여사를 수행해 평양에 다녀온 김정수 한국여성평화연구원장은 “처음에 만나면 아무래도 상호 이해라든지 공감대를 형성하는 대화에 주력하게 될 것”이라며 “만약 퍼스트레이디 모임도 정례화된다면 남북이 어린이와 여성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공동의 사업들을 추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설주가 판문점에 등장할 경우 후속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양국 정상은 부부 동반으로 만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만남은 물론 이설주가 멜라니아 여사와 나란히 하는 모습도 연출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앞서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달 김정은 첫 방중에 동행한 이설주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자연스레 환담을 나누는 모습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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