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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재벌 빌딩, 공시가격 낮아 매년 2200억 세금특혜”

중앙일보

입력

국내 대기업들이 보유한 빌딩의 공시가격이 너무 낮게 책정돼 세금이 적게 매겨지는 특혜가 제공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미지는 국내 5대 기업 로고. [사진 해당 기업 홈페이지]

국내 대기업들이 보유한 빌딩의 공시가격이 너무 낮게 책정돼 세금이 적게 매겨지는 특혜가 제공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미지는 국내 5대 기업 로고. [사진 해당 기업 홈페이지]

삼성ㆍ현대자동차ㆍSKㆍLGㆍ롯데 등 5대 재벌 대기업이 소유한 주요 빌딩의 공시가격이 시세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공시가격이 시세를 반영하는 비율도 기업별로 제각각인 데다 실거래가로 세금을 매길 경우보다 연 2215억원가량 적게 과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공시가격은 세금부과의 기준이 되는 만큼 정부가 시세에 맞게 과세기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실련 “시세 반영률 39% 그쳐…공시가격 제도 개선해야”

26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삼성ㆍ현대자동차ㆍSKㆍLGㆍ롯데 등 국내 5대 재벌이 보유한 서울 시내 주요 건물 35곳의 시세는 총 54조5959억원, 공시가격은 21조1060억원으로 과표가 시세를 반영한 비율이 평균 38.7%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5대 기업별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현대차(38.7%)에 이어 삼성(40.3%), 롯데(40.6%), LG(52.5%), SK(59.2%) 순이었다.

현대차가 보유한 7개 빌딩 공시가격은 3조7151억원, 시세는 12조7329억원으로 시세반영률은 29.2%였다. 금액으로 따지면 4배 차이다.

삼성이 보유한 14개 빌딩의 공시가격은 3조2773억원, 시세는 8조1376억원으로 시세반영률은 40.3%였다.

빌딩의 자산규모가 가장 큰 롯데의 경우 4개 빌딩 공시가가 12조4814억원, 시세는 30조7729억원(40.6%)이었다.

LG이 보유한 6개 빌딩의 시세반영률은 52.5%였고, 4개의 빌딩이 있는 SK의 시세반영률은 59.2%로 나타났다.

5대 기업별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은 현대차(38.7%)에 이어 삼성(40.3%), 롯데(40.6%), LG(52.5%), SK(59.2%) 순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아파트 한 채 가진 서민들이 시세 대비 70~80% 과세기준으로 세금을 납부해 온 반면 재벌과 부동산 부자들은 시세 대비 절반도 안되는 과세기준으로 세금을 내면서 막대한 특혜를 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세보다 낮은 공시가격은 부동산 세금이 과소 부과되는 원인이라는 거다.

비주거용 건물은 주거용과 달리 재산세만 부과되고 종합부동산세는 부과되지 않아 특혜 소지가 크다는 분석도 나왔다. 경실련은 “제2롯데월드같이 1조원이 넘는 건물도 비주거용이라 종부세는 부과되지 않는다”며 “시민들이 보유한 주거용 건물은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종부세를 내야 하는 것과 비교하면 특혜 소지가 다분하다”고 강조했다.

또 “제2롯데월드 공시가격은 4조9300억원이지만 시세는 11조8400억원이며, 10조5000억원에 거래된 삼성동 GBC(전 한전 부지)는 거래 3년이 지났지만 공시가격이 2조6580억원에 불과해 조사대상 부동산 중 시세 반영률이 가장 낮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최근 구성된 재정개혁특별위원회는 이런 조세 불평등 개선에 가장 먼저 나서야 한다”며 “조세 정의에 역행하는 현행 공시가격 제도 개선이 선행돼야 다주택자에 대한 철저한 과세도 정당성을 얻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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