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수준의 출생아 수 감소세가 좀처럼 반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2월 출생아 수는 2만75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3000명(-9.8%) 감소했다. 2월 기준으로 사상 최저치다. 출생아 수는 최근 들어 매달 월간 기준 사상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출생아 수 감소세는 지난해부터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35만7700명으로, 2016년(40만6243명)에 비해 4만8500명 줄었다. 연간 감소율이 역대 최대치인 11.9%에 달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자녀 수)도 1.05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였다.
올해는 아직 1, 2월 통계만 발표됐지만, 지난해보다 더 상황이 나쁘다. 1월 출생아 수는 3만21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800명(8.0%) 감소했었다. 1월과 2월 출생아 수를 더한 수치도 지난해 동기보다 8.7% 적은 59만7000명에 불과하다.
정부는 2005년 출산율 1.08명을 기록한 이후 12년간 저출산 대책에 126조4000억원의 예산을 쏟아부었다. 지난해에만 24조1000억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2월 혼인 건수도 1만9000건으로 전년 동월보다 2500건(-11.6%) 감소했다. 혼인 감소가 다시 출생아 수 감소로 이어지는 구조적 악순환에 빠진 셈이다.
반대로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사망자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2월 사망자 수는 2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100명(9.2%) 증가했다. 1월에는 최강 한파까지 겹치면서 사망자 수가 지난해 1월보다 22%(5700명)나 늘어난 3만1600명이었다.
출생아 수가 줄고 사망자 수가 늘어나면서 2015년 당시 2031년으로 예측됐던 '인구 정점'은 2027년으로 4년 앞당겨진 상태다. 2028년부터는 인구 감소가 시작된다는 의미다.
세종=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