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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숙인 조 자매…외신들이 주목한 두 단어 ‘재벌과 갑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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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회항 사건 당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과 물벼락 갑질 논란에 휩싸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오른쪽) [중앙포토, MBC 화면 캡처]

땅콩회항 사건 당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왼쪽)과 물벼락 갑질 논란에 휩싸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오른쪽) [중앙포토, MBC 화면 캡처]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물을 뿌리고, 소리를 질렀다는 '갑질 논란'이 '국제 이슈'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외신들은 이 사건과 함께 2014년 12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을 들여다보며 한국의 '재벌' 구조를 언급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조 전무를 "'땅콩 분노' 상속녀의 여동생"이라고 소개하며 조 전무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고 소개했다.

NYT는 이날 보도에서 '재벌(Chaebol)'과 '갑질(Gapjil)'이라는 단어를 한국어 표현 그대로 소개하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NYT는 조 전무가 언니인 조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 때도 비슷한 행동을 했다고 소개했다. 당시 조 전무가 불특정한 적에게 '복수'해주겠다는 트윗을 조 전 부사장에게 보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 전무와 조 전 부사장을 '소위 재벌이라 불리는 경제를 지배하는 가족 경영대기업 지도자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법 위에 있는 듯한 재벌들의 행동을 놓고 사회적 파문이 일었다"며 "한국에서 재벌 가족은 부패 스캔들이나 형제간 싸움에 반복적으로 연루된다"고 덧붙였다.

또 NYT는 '영주처럼 임원들이 부하 직원이나 하도급업자를 다루는 행위'를 한국에서 갑질(Gapjil)이라는 단어로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 12일에는 영국 BBC가 "한국의 부유한 오너 일가들은 종종 이상한 행동(the antics)으로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한다"며 조 전무의 갑질 논란을 보도했다.

BBC 역시 '재벌'이라는 단어에 주목하며 "재벌이라 알려진 가족 구성원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한국 기업 시스템에 대한 전국민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일본 언론에서는 조 전 부사장과 조 전무가 자매라는 점을 부각해 보도했다.

후지 TV 계열 후지뉴스네트워크는 온라인판에서 "언니 '땅콩여왕'에 이어 이번에는 동생이 '물 끼얹기 여왕'"이라고 소개했고,

일본 교도통신은 이 사건 관련 보도 제목을 '대한항공 또 파워하라 소동... '땅콩 '사건의 여동생'이라고 소개했다.

교도통신이 제목에 사용한 '파워하라'는 상사에 의한 부하 괴롭힘을 힘(power)과 괴롭힘(harassment)을 조합한 단어로 갑질이라는 단어를 일본 표현으로 바꿔 소개한 것으로 보인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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