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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임효준 "베이징까지 태극마크 지키고 싶다"

중앙일보

입력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금메달을 따낸 임효준. [연합뉴스]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금메달을 따낸 임효준. [연합뉴스]

올림픽 후유증은 없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을 획득한 임효준(22·한국체대)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당당히 우승했다.

임효준은 15일 서울 목동실내빙상장에서 끝난 제33회 전국선수권 겸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 총점 82점을 얻어 이준서(신목고·68점)를 제치고 종합우승을 거머쥐고 상금 500만원을 획득했다. 1차대회(11~12일)에서 4개 종목을 모두 휩쓸었던 임효준은 여유있게 선발전을 통과했다. 종합 1위를 차지한 임효준은 황대헌(한국체대), 이준서와 함께 다음 시즌 개인전 멤버로 발탁됐다.

쉽지 않은 대회였다. 임효준은 평창올림픽이 끝난 뒤 곧바로 진천선수촌으로 가 몬트리올 세계선수권을 준비했다. 세계선수권에 두 번이나 넘어지는 불운을 겪은 임효준은 4위에 머물러 3위에 오른 황대헌에게 국가대표 자동 선발 티켓을 내줬다. 돌아오자마자 선발전을 준비하는 상황에 놓인 임효준은 고민에 빠졌다. 다음 시즌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 메이저 대회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세계선수권 이후 2주 정도 밖에 시간이 없어서 많이 힘들었다. 쉬면서 오히려 몸 상태가 좋아졌다"고 했다.

임효준. 최승식 기자

임효준. 최승식 기자

임효준은 "1년 쉬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그래도 선수니까 결과가 어떻든 출전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했다. 그는 "선발전이 정말 힘들다. 우리 나라 선수들의 기량이 워낙 훌륭해서 누가 대표가 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그래서 세계선수권 결과가 실망스러웠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500m에 집중했는데 1,2차 모두 우승해서 기쁘다"고 했다. 험난한 선발전은 한국 쇼트트랙이 경쟁력을 유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는 "올림픽을 통해 많이 발전했는데 이번 선발전으로 또 한 단계 발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이번 선발전을 통해 새 얼굴들이 늘어났다. 계주 멤버만 해도 이준서와 홍경환(한국체대)이 새롭게 합류했다. 막내급이었던 임효준이었지만 이제는 곽윤기 다음으로 임효준의 나이가 많다. 임효준은 "새로운 대표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 계주도 잘 준비하겠다. 후배들이지만 내가 배울점도 많다"며 "그래도 올림픽에 한 번 나가봤고, 지난 시즌 대표팀에서 배운 게 정말 많다. 후배들에게도 많이 가르쳐주겠다"고 했다.

임효준의 별명은 '오뚝이'다. 무려 7번이나 수술을 받을 정도로 험난한 과정을 거친 끝에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물 두 살 임효준은 아직 이루고 싶은 것이 많다. 임효준은 "지금부터가 전성기였으면 한다. 앞으로 2022 베이징 올림픽까지는 태극마크를 계속해서 지키고 싶다. 베이징에선 이번에 못 딴 메달까지 가져오고 싶다"고 웃었다.

임효준은 최근 쇼트트랙과 규칙이 비슷한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에 도전할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우선순위는 쇼트트랙이고, 기회가 된다면 매스스타트도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현재로선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는 없다. 베이징에선 매스스타트 대신 팀 스프린트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임효준은 "매스스타트가 베이징에선 정식종목에서 빠질 수 있다고 들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대회 막판 일정에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임효준이 지난달 30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팬들과 만나 사인을 해주고 있다. [뉴스1]

임효준이 지난달 30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팬들과 만나 사인을 해주고 있다. [뉴스1]

이날 목동빙상장엔 2000여 명의 팬들이 몰렸다. 경기장 이곳저곳엔 선수들을 응원하는 걸개가 걸렸고, 경기 뒤에도 선수들과 사진을 찍거나 사인을 받는 행렬이 이어졌다. 임효준은 "올림픽 덕분에 팬이 많이 생겨 선수로서 힘이 난다. 작년 선발전에는 사람이 없어 속상했다"고 했다. 그는 "관중들이 많이 와주면 열심히 경기를 하고 준비하게 된다. 지금처럼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올림픽 전까지 사인도 없었다는 임효준은 "길을 걷거나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도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신다. 기분이 좋은데 이런 인기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웃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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