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JTBC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 TV토론은 차분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때때로 가시 돋친 질문과 반박이 이어지기는 했지만 같은 당 후보들이어서 거친 공방이 벌어지지는 않았다. 이상복 JTBC 앵커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박영선·우상호 의원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협공’하는 질의가 많았다. 박 시장은 ‘원팀’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공세를 피했다.
박 의원과 우 의원은 박 시장의 미세먼지 정책을 비판했다. 우 의원은 서울시의 미세먼지 저감 조치인 대중교통 무료정책에 대해 “150억 세금이 큰 실효성 없이 써진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선거가 다가오면서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비판에 대비해 노력했다는 근거를 만들려고 보여주기식 행정을 한 거 아니냐, 가장 박원순답지 않은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도 “150억원이라는 예산을 너무 쉽게 생각한 게 아닌가”라며 “6년 동안 이걸 개선해야 했는데 미온적 대처만 했다”고 말했다. 이에 박 시장은 “미세먼지 고통에 대해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며 두 후보의 질문을 비켜 갔다. 이어 “대중교통 무료정책은 작년 5월에 시민들이 제시한 정책”이라며 “조금이라도 변화가 있으면 (정책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도 박 의원은 지난해 시행된 8·2 부동산 대책 이후 강남 집값이 폭등한 점을 지적하며 “서울시가 정부와 부동산 엇박자를 내 정부에 엄청난 부담을 안겼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9월부터 3개월간 강남권 15곳에 실질적 재건축과 재개발 허가가 있었다”며 “강남 표를 의식한 게 아니냐”라고 지적했다.
우 의원도 “문재인 정부의 최고 과제인 집값 안정 정책이 혼선을 빚게 됐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강남 부동산값 폭등은 (이명박 정부 당시) 국토교통부가 건축위원회의 제도를 바꿔서 빠른 시간 내에 (재건축을) 허가 내지 않으면 안 되도록 강제했기 때문”이라며 “현재 문재인 정부와 서울시는 주택정책에 관해서는 싱크로율 100%”라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세 후보를 ‘원팀’이라고 표현하면서 “쓴소리마저도 저는 듣기 좋았다”고 여유를 보였다. 이어 “서울과 대한민국이 한 팀이듯이 박영선·우상호·박원순도 한 팀”이라고 했다. 다만 자신의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말에는 즉답을 피했다. 입장을 분명히 밝혀달라는 두 후보의 질문에 “어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는데 벌써 임기를 끝낼 거냐 안 끝낼 거냐 묻는 건 적절치 않다”며 “기본적으로 시장에 출마한다는 건 임기를 끝낸다는 전제로 시작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세 후보는 바른미래당의 서울시장 후보인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우 의원은 “안철수 위원장이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을 지적하는 데 대해 굉장히 분노했다”며 “본인도 카이스트 시절 딸을 만나러 해외출장 간 것에 대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의원도 “이명박 정부 시절에 포스코에서 이사회 의장을 했던 것에 관해 설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저는 이명박 정부가 사람을 심으려는 노력에 반대하면서 포스코 사외이사를 사임했다”며 “그런데 안철수 위원장은 그 이후 의장을 했다”고 지적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