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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후핵연료 연구개발 2020년까지 계속하라" 권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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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의 처리기술 연구개발사업을 최소한 2020년까지 지속하라는 권고안이 나왔다. 1997년부터 현재까지 약 68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가며 진행돼온 이 사업은 기술의 실효성 및 안정성 등을 이유로 최근 들어 연구 중단 요구를 받아왔다.

재검토위, 올해 예산 수준서 2020년까지 연구개발 지속 권고 #"연구성과 적극 공개…2020년 이후 지속 여부는 그때 결정"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9일 공개한 '사용후핵연료 처리기술 연구개발사업 재검토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재검토위는 해당 사업을 2022년까지 계속해서 진행할 것을 권고했다. 물리, 화학, 화공, 기계, 재료, 에너지, 과학기술정책 등 원자력 인접 분야의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된 재검토위는 2017년 12월부터 약 4개월에 걸쳐 검토연구를 실시해왔다.

경주 월성 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소. [사진제공=월성원전]

경주 월성 원전 내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소. [사진제공=월성원전]

재검토위는 독성 물질 분리를 가능하게 하는 파이로공정(파이로프로세싱)과 분리된 독성 물질을 소각하기 위한 소듐냉각고속도(SFR)에 대한 연구개발사업을 2020년까지 함께 지속토록 권고했다. 이는 재검토위가 그동안의 연구개발 추진 경과, 연구 성과, 향후 연구 계획, 전력수급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린 결론이다.

재검토위는 향후 3년간의 한미 공동연구, 파이로공정 및 SFR핵심기술 개발, SFR 특정기술주제보고서 인증 등의 연구개발사업을 진행키 위한 예산으로는 2018년 국회에서 확정한 수준을 유지하라고 권고했다. 국회는 지난해 말 이 사업의 예산으로 406억 원을 확정한 바 있다.

재검토위는 또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연구에도 중점을 두는 한편, 개발된 연구 성과를 일반에 적극적으로 공개할 것을 권고했다. 보고서는 "원자력계 정책에선 일반 국민의 수용성 문제가 중요하다"며 "현재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에 대해서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인식하게 됐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재검토위는 이 연구개발사업의 2020년 이후 지속 추진 여부에 대해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권고안은 한미 공동연구 결과 등을 바탕으로 기술 성숙도에 따라 2020년 이후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정부 측에는 연구 전반에 걸친 효율성 증진 및 신뢰도 향상 노력을 다양하게 경주하라고 권고했다.

비원자력계 과학 전문가들로 구성된 재검토위는 "사용후핵연료 처리기술 연구개발사업의 추진 여부를 어떻게 해야 합리적으로 잘 판단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해관계의 충돌, 양비론, 회피론, 무사안일의 대책으로는 해결할 수 없고 반드시 중장기적인 국가 목표를 수립해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당부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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