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런홈런에 멀티히트, 기회 놓치지 않은 롯데 김동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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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24일 사직 LG전에서 홈런을 친 김동한. 김동한은 4월 7일 같은 곳에서 열린 LG전에서 또다시 홈런을 때려냈다. [연합뉴스]

지난해 8월 24일 사직 LG전에서 홈런을 친 김동한. 김동한은 4월 7일 같은 곳에서 열린 LG전에서 또다시 홈런을 때려냈다. [연합뉴스]

기다렸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롯데 내야수 김동한(29)이 1군 등록 첫 날 맹활약을 펼치며 승리를 이끌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7일 사직 LG전을 앞두고 "김동한을 1군에 올렸고, 오늘 선발로 기용한다"고 했다. 전날 경기에서 3루수 한동희(19)가 타격을 하다 투구에 손목을 맞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라 1군 엔트리에선 제외되지 않았고, 김동한이 대신 2번타자·3루수로 나섰다. 김동한으로선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김동한은 SK와 2연전에서 대수비와 대주자로만 출전한 뒤 지난달 28일 두산전을 앞두고 1군 명단에서 빠졌다. 신인 한동희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고, 투수진이 부진해서였다. 조 감독은 "어쩔 수 없이 김동한을 내릴 수 밖에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어렵게 붙잡은 기회였지만 긴장한 탓인지 김동한은 첫 타석에서 실수를 저질렀다. 무사 1루서 번트를 댔지만 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하지만 두 번째는 놓치지 않았다. 2-1로 앞선 3회 말 1사에선 LG 선발 차우찬으로부터 우익수 방면 안타를 때렸다. 시즌 마수걸이 안타. 1사 만루에선 민병헌의 희생플라이 때 득점에도 성공했다.

다음 타석 결과는 더 좋았다. 3-2로 앞선 2사 1루에서 투런포를 터트렸다. 3볼-1스트라이크에서 차우찬의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2017년 8월24일 사직 LG전 이후 226일 만의 대포였다. 결정적인 홈런이었다. 김동한은 5회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추가한 뒤 7회에는 땅볼로 나갔으나 도루에 실패한 뒤 교체됐다. 4타수 2안타(1홈런)·2득점·3타점. 김동한의 활약을 앞세운 롯데는 7-2로 LG를 물리치고 3연패에서 벗어나며 시즌 2승째(9패)를 거뒀다.

김동한은 "지난 시즌에 장타는 많았지만 타율이 낮았다. 그래서 레그킥을 들지 않고, 방망이를 살짝 눕히는 폼으로 바꿨다. 그게 효과를 본 것 같다"고 했다. 홈런 상황에 대해선 "강하게 때리기보단 짧게 치는 타격 자세지만 볼카운트가 유리해 힘있게 돌렸는데 생각한 대로 들어온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김동한은 "첫 타석에서 번트 사인이 난 건 아니었다.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더그아웃에서 형들이 '괜찮다. 자신있게 하라'고 격려해줬다. 우리 팀이 연패중이었지만 분위기가 아주 나쁜 건 아니다"라고 했다.

2011년 2차 드래프트 8라운드로 지명된 김동한은 크지 않은 체격에도 녹록치 않은 타격과 수비 실력을 갖춰 내야진이 강한 두산에서도 큰 기대를 받았다. 2014시즌을 앞두고는 상무에 입대해 군복무를 마쳤다. 2016년 시즌 도중 김성배와 트레이드된 김동한은 롯데 유니폼을 입은 뒤에도 쏠쏠한 역할을 했다. 올시즌 대형신인 한동희가 들어오면서 김동한의 입지는 좁아졌다. 하지만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동한은 "프로 8년차인데 항상 겪는 일이다. (2군에 내려간 것은)아무렇지 않았다. 오늘같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부산=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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