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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트로피' 앞에서 만난 대학 선후배..."물러설 수 없다" 혈전 예고

중앙일보

입력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이상범 원주 DB 감독(왼쪽)이 문경은 서울 SK 감독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이상범 원주 DB 감독(왼쪽)이 문경은 서울 SK 감독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2년 터울 대학 선후배가 단 하나의 우승 트로피를 놓고 만났다.

프로농구 원주 DB 프로미 이상범 감독과 서울 SK 나이츠 문경은 감독이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에서 치열한 맞대결을 예고했다.

이상범 감독과 문경은 감독은 5일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2017~2018시즌 프로농구 챔프전 미디어센터에 참석했다. 연세대 동문인 두 감독이 챔프전에서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감독이 문 감독보다 2년 선배다. 문경은 감독은 "신입생 시절을 잘 버틸 수 있게 도와준 선배다. 고교 직속 선배가 없어 외로웠는데, 이 선배가 날 잘 챙겨줬다"고 했다.

그래도 승부는 승부였다. 이상범 감독은 "통합 우승으로 DB의 새로운 역사를 다시 쓰겠다. 몸이 안좋으니 5차전에 빨리 끝내겠다"고 하자, 문경은 감독은 "4승 2패를 예상한다. 우리에게 어렵게 온 기회인만큼 기필코 잡겠다"고 맞받아쳤다.

정규리그 1, 2위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해 통과한 DB와 SK는 8일부터 챔프전에서 격돌한다. 챔프전 1차전은 정규리그 1위 DB의 홈인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다. DB는 2007~08시즌 이후 10년 만에, SK는 1999-2000시즌 이후 18년 만의 챔피언 도전이다.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이상범 원주 DB 감독(왼쪽)이 문경은 서울 SK 감독의 발언을 듣고 있다.   7전 4선승제 챔피언결정전은 오는 8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시작한다. [연합뉴스]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이상범 원주 DB 감독(왼쪽)이 문경은 서울 SK 감독의 발언을 듣고 있다. 7전 4선승제 챔피언결정전은 오는 8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시작한다. [연합뉴스]

서로에 대한 경계심도 감추지 않았다. 이상범 감독은 "SK는 최부경, 김민수, 안영준 등 높이가 있는 선수들이 리바운드를 잡고 거침없이 공격하는 게 강점"이라며 "제공권은 우리가 뒤진다. 이 부분을 잘 막아야 승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 감독은 "3쿼터까지 10점 넘게만 뒤지지 않으면 우리가 이길 수 있다고 선수들에게 얘기한다"면서 "10점 차 내외로만 끌고 가면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문 감독은 DB의 외국인 선수 디온테 버튼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문 감독은 "4강에서 버튼만큼 뛰어난 KCC의 안드레 에밋을 상대해봤다. 버튼에 대한 수비도 잘 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규리그 전적은 DB가 SK에 4승2패로 앞서 있다. 문 감독은 "김선형 없이 5라운드까지 치렀고, 20점 넘게 이기다가 파울 작전에 말려 진 경기도 있었다"며 "챔프전에선 최선을 다해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두 감독은 챔프전에서 맹활약을 기대하는 선수로 모두 '민수'를 언급했다. 문경은 감독은 "4강 내내 편히 자고 있던 김민수가 챔프전에선 한 건 할 것 같다"고 말했고, 이상범 감독은 "우리 팀에도 (서)민수가 있는데, 그 선수가 해줘야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고 답했다.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KBL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문경은 서울 SK 감독이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챔피언결정전은 7전 4선승제로 진행되며 오는 8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시작한다. [뉴스1]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KBL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문경은 서울 SK 감독이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챔피언결정전은 7전 4선승제로 진행되며 오는 8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시작한다. [뉴스1]

이날 미디어데이에는 양 팀의 에이스 DB 두경민과 SK 김선형도 함께 했다. 두경민은 정규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16.45득점, 어시스트 3.83개를 기록하며 최우수 선수(MVP)를 차지했다. 김선형은 이번 시즌 발목 부상으로 4달 넘게 코트를 떠나있다가 복귀해 4강 플레이오프부터 팀의 기둥 역할을 했다.

두경민은 "4차전에 끝내고 싶다. 최대한 빨리 끝내서 우승하고 싶다. 벤슨이 SK 메이스에게 자신있어 한다. 우리의 폭발력은 SK보다 뛰어나다. 전체 선수들이 지치지 않고 뛰면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선형은 "2012~13시즌에 챔프전에 올랐지만 모비스에 져 우승하지 못했다. 5년 만에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서로에 대한 질문하는 시간에 김선형은 두경민에게 "최전성기에 군대를 가야 한다. 심정이 어떤가"라고 묻자 두경민은 "(김)선형이형은 군면제라 잘 모를 것이다. 기대도 되고 설렘과 두려움이 있다. 지금은 다른 것보다 우승만 생각하고 있다. 우승한다면 모든 걱정이 사라질 것 같다"고 맞받아쳤다.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KBL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원주 DB 두경민(왼쪽부터), 이상범 원주 DB 감독, 문경은 서울 SK 감독, 서울 SK 김선형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7전 4선승제 챔피언결정전은 오는 8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시작한다. [연합뉴스]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KBL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원주 DB 두경민(왼쪽부터), 이상범 원주 DB 감독, 문경은 서울 SK 감독, 서울 SK 김선형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7전 4선승제 챔피언결정전은 오는 8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시작한다. [연합뉴스]

우승 공약도 나왔다. 김선형이 먼저 "감독님을 한 번도 뜨겁게 안아본 적이 없다. 창단 두 번째 우승이니까 감독님을 업고 코트를 두 바퀴 돌겠다"고 말하자 두경민은 "감독님을 안아드리기보다 안기고 싶다"며 "헹가레를 한 번 하고 여자농구 우리은행 선수들이 하는 것처럼..."이라고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나갔다. 우리은행 선수들은 우승 후 코트에서 위성우 감독을 밟는 세리머니로 유명하다.

이 감독은 "맞아서 기분 좋은 사람이 어디 있겠나"라며 "아직 물어보진 않았지만, 나는 김주성한테 업혀서 코트를 한 바퀴 돌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문 감독은 "얻어터지더라도 우승을 하고 싶다. 선수들도 마찬가지지만 뒤에서 고생한 스태프들, 선수 가족들에게 저녁 한끼를 대접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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