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직장인 대화광장 "활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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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서울YWCA가 국내처음으로 시도한 장기 직장여성재교육 프로그램인「직장여성대학」이 여사원들에게 직업의식을 높이고 직장인으로서의 자세를 다지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됐다.
여성취업을 둘러싼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현직에 있는 여성들의 뿌리내리기가 지름길이라고 판단한 서울Y측은 지난4월 세계YWCA로부터 지원금을 받아 고졸이상 학력을 가진 여사원들을 대상으로한 무료「직장여성대학」을 개설키로 했던 것.
「직업과 여성」「가족법에 관하여」「직업여성과 법」「미래사회와 직업」「인간관계훈련」「노동조합과 우리의 역할」등의 강의와『직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탈춤체조』및 『여자의 길』『또하나의 시작』등 의식계몽영화감상등으로 짜여진 직장여성대학 강좌는 주1회 (매주금요일) 1일 2시간씩 3개월과정으로 실시됐다.
접수에 1백20명이 몰릴 정도로 대단한 반응을 보였던 이 프로그램은 회사일을 마치고 나서 밤늦게까지 강의를 들어야하는등 여건이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수강자 80명중 약43%인 34명이 수료증을 받을 정도로 열의가 대단했다.
박소영양(25·한국공업 표준협회근무)은 『여직원의 경우 대학을 나와도 단순업무만을 취급하기 일쑤고 승진도 푸대접을 받아 직업에 확신을 갖기 어려웠는데 여성으로서 사회적으로 자리를 굳힌 강사들을 보고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각오가 생겼다』고 말했다.
평상시에 접할 수 없는 타직종의 사람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었다는것도 이 프로그램이 가진 장점중의 하나. 직장생활 10년째라는 이명희양(29·예전특수인쇄사 근무)은『직장여성으로서 부닥치는 문제들을 나 이외의 다른 이들도 함께 안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위안을 받을 수 있었다』면서 『여럿의 경험을 서로 나누어 가짐으로써 문제해결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의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문제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문제제기만으로 그쳤다는게 참석자들의 공통된 아쉬움. 또 오후7시에 강의가 시작돼 직장일을 마치고 참석하기에 빠듯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서울Y는 이같은 점을 보완한 제2기 직장여성대학을 오는 9월8일부터 실시할 예정이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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