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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세일즈맨, 건설사 사장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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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자동차를 잘 팔면 아파트도 잘 짓고 잘 팔 수 있다.'

현대차 그룹 정몽구 회장이 최근 그룹의 건설회사인 엠코의 신임 대표로 김창희(사진.52) 사장을 임명하면서 한 말이다. 그의 발탁은 현대차 그룹에서 파격 인사로 받아들이고 있다.제주 출신으로 오현고,제주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사장은 제주도에서 영업본부장을 지낸 자동차 영업통이다. 건설 분야 경력은 전혀 없다.

그룹 관계자들은 정 회장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동차 국내영업 출신들을 요직에 기용하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고 풀이하고 있다.

정 회장은 내수 불황이 오기 전인 2003년 이전만 해도 '수출이 현대차를 이끈다'며 수출에 주로 신경을 써왔다. 하지만 내수가 침체한 가운데 에서도 현대차 판매가 신장하자 영업통들의 능력을 다시 샀다. 지난해부터는 총무.노무.홍보.해외영업 담당 임원으로 국내영업본부 출신들이 잇따라 기용되고 있다. 김 사장은 1982년 현대차에 입사, 86년부터 제주도 근무를 시작한 이후 제주를 떠나지 않았다. 99년부터 현대.기아차 제주지역 판매본부장과 해비치리조트(구다이너스티골프장) 대표를 겸임해왔다.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관계자는 "원만한 인간관계로 자동차 판매 뿐 아니라 해비치 콘도 건설에서도 제주의 관련 인사들과 좋은 관계를 맺어 여러가지 난제를 잘 해결한 것이 인정을 받은 것"이라고 말한다.

리조트 대표를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그룹 최고위층 인사들과 만날 기회도 상대적으로 많았다고 전해진다. 제주 영업본부 관계자는 "영업도 잘했지만 김 사장은 제주에 근무하면서 고위층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귀띔한다.

엠코는 2002년 10월 자본금 47억원으로 시작한 건설업체로 현대.기아차의 공장건설투자가 늘어나는 것에 맞춰 매출이 급성장했다. 2003년에 2900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4100억원으로 늘었고,올해는 58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7년까지 매출 1조원을 넘겨 10대 건설회사에 진입하는 게 목표다. 엠코는 기아차 정의선 사장이 최대주주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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