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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시대에도 생활 바꾸는 기업에 투자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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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이준혁 한화자산운용 에쿼티사업본부 밸류운용팀장 이준혁 상무. [사진 한화자산운용]

이준혁 한화자산운용 에쿼티사업본부 밸류운용팀장 이준혁 상무. [사진 한화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에쿼티사업본부 밸류운용팀장 이준혁(48·사진) 상무는 요즘 코딩을 배운다. 얼마 전부터는 직접 만든 매수 프로그램을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이 상무는 지난 2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주 고차원적인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내가 생각하는 방식을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한번에 처리하니 하루 30분에서 1시간 반까지 절약된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한화운용의 간판펀드인 ‘한화코리아레전드중소형주자(주식)’과 최근 리뉴얼한 ‘한화코리아레전드4차산업혁명증권자투자신탁(주식)’ 펀드 운용을 책임지고 있다.

한화자산운용 이준혁 상무 #코딩 익혀 직접 만든 프로그램 활용 #경영진·비즈니스 모델 보고 투자

“1차 산업혁명과 4차 산업혁명이 공통점이 있다. 1차 산업혁명은 사람의 노동력을 기계로 대체했다.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두뇌를 기계로 대체한다. 사람들이 공장 자동화를 육체 노동을 없애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공장을 제어하는 사람들의 두뇌를 자동화하는 게 스마트 팩토리다. 알고리즘화 할 수 있는 것은 다 대체될 것 같다. 투자도 알고리즘화 할 수 있는 부분은 빨리하고, 판단력 등 대체 불가능한 일에 시간을 더 쏟는 게 낫다”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하는 그도 실은 ‘코딩’보다 ‘전산’이란 표현이 익숙한 세대다. “1995년 입사한 첫 직장이 코리안리재보험이었다. 매일 주식 단말기를 보고 80~100종목 종가를 종이에 받아적는 게 신입의 일이었다. 토요일에 주머니에 결제할 20억짜리 수표를 넣은 채 밥을 먹고 깜빡 집에 갔다 증권사에서 부도난다고 난리가 난 적도 있었다.”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이 상무는 “돈에 대한 인간의 탐욕은 그대로”라며 “주가가 올라갈 것 같으면 회사가 나빠 보여도 사고, 비이성적인 투자라고 생각하면서도 ‘내일 또 어느 바보가 살 거야’ 하면서 매수한다”고 꼬집었다. ‘좋은 경영진과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 회사를 싼값에 사서 갖고 가는 것’이 그의 투자 철학이다. “이런 좋은 기업들은 대부분 짧으면 6개월, 길면 18개월 사이에 주가가 오른다”고 덧붙였다.

그는 4.0시대에는 하드웨어나 기반 산업보다 우리 생활을 변화시키는 ‘메가 트렌드’에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2000년대 초반에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네트워크 장비 회사는 주가가 금방 올랐지만 보급이 끝나니 이내 주가가 무너졌다. 반면 아마존 같은 쇼핑몰, 엔씨소프트같은 게임회사들이 IT 버블 이후로도 계속 성장한 것과 같은 논리다. 이 상무는 “메가 트렌드에 정확히 들어갈 종목은 적은데 발을 걸친 종목은 많다”라며 “처음부터 몇 가지 종목에 집중 투자하기보다 여러 종목을 사서 점점 좁혀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 기자 lee.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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