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ICC회장직도 사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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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성(사진) 전 두산그룹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회장에서 물러난 것으로 확인됐다.

3일 ICC와 두산그룹에 따르면 ICC는 지난달 초 박 전 회장 후임으로 마르쿠스 발렌베리 스웨덴 스칸디나비스카엔스킬다은행 회장을 선임했다. 발렌베리 신임 회장은 박 전 회장의 직무대행으로 올 연말까지 회장직을 수행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박 전 회장은 올 2월 법원의 1심 판결을 받은 직후 사의를 표명했다"며 "파리에 있는 ICC 본부는 3월 초 집행이사회를 열고 박 전 회장의 사의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상공회의소 홈페이지(www.iccwbo.org)도 현재 발렌베리 회장을 현 회장으로, 박 전 회장을 2004~2005년 회장으로 각각 소개하고 있다. 박 전 회장은 2002년 ICC 부회장으로 선임된 뒤 '회장 임기가 끝나면 부회장이 자동으로 승계한다'는 내부 규정에 따라 2004년 12월 총회에서 임기 2년인 제45대 회장으로 선임됐었다. 올 연말까지였던 임기를 1년가량 남겨 두고 박 전 회장이 중도 하차한 이유에 대해 ICC는 밝히지 않고 있다. 신임 회장인 발렌베리 회장은 스웨덴 증시 시가총액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발렌베리 가문의 직계 후손이다.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발렌베리 가문의 지주회사인 인베스터AB의 이사회 의장을 지냈다. 현재 IT기업인 에릭슨과 자동차 회사인 사브 부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나현철 기자

◆ ICC는=전 세계 상공계를 대변하는 민간 국제기구로 19년 파리에서 설립됐다. 현재 130여 개국 1900여 개 대기업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산하기구인 국제중재원을 통해 연 500건의 기업 간 분쟁을 조정하고, 국제무역에 사용되는 신용장 통일 규칙을 제정하는 역할을 한다. 세계무역기구(WTO).국제통화기금(IMF).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과의 정책 협의를 통해 주요 국제경제 관련 사안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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