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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 α로 수가 재설정 … 병원, 건보만으로 정상운영 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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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김용익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공단 서울지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용익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공단 서울지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의사 집단이 문재인 케어와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이를 설계한 김용익(사진)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문재인 케어는 병원 경영 정상화 대책”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김 이사장은 지난달 28일 중앙일보와 단독 인터뷰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문 케어 설계’ 김용익 건보이사장 #현재는 건보 보장률 너무 낮아서 #의료 이용 장벽 생기고 가정 파탄 #비급여 없어지니 의사 불안 당연 #문 케어는 병원·의료 정상화 대책

문 케어는 2022년까지 31조원을 들여 건강보험의 의료비 보장률(현재 63%)를 70%로 올리는 정책이다. 핵심은 비급여(건보 미적용) 진료 3600여개를 모두 건보 적용하는 것이다. 의사협회 최대집 회장 당선자는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이대로 가면 지금의 의료 혜택을 누리지 못하게 돼 문 케어가 싸구려 케어가 된다. 저질 의료를 강요하는 것”이라며 집단휴진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일부 전문가들도 “31조원만으로 가능하지 않고, 3600개 비급여를 급여화하는 게 옳으냐”고 지적한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문 케어인가.
“건보 보장률이 너무 낮아서 의료 이용 장벽과 가계 파탄이 많이 생긴다. 국민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실현 가능한가.
“물론이다. 건보 적립금과 보험료 연 3% 내외 인상으로 재원을 조달할 예정인데, 이를 수정할만한 요인이 없다.”
의사협회가 전면 반대하는데.
“지금까지 급여 확대(보험 적용 확대)를 죽 해보니 비급여가 풍선처럼 팽창했다. 이걸 두고는 보장률 확대가 불가능하다. 문 케어를 하면 병의원이 건강보험 진료만으로 운영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 수가(진료비)를 전면 재설정하고 있다.”
수가를 어떻게 한다는 것인가.
“‘원가+α’를 보장한다. α는 의료계·국민·정부 3자가 협의해서 결정한다. ‘원가+α’는 의료계의 소원이었다. 지금 수가는 전체적으로 낮은 편이다. 병원들이 비급여를 완충재로 활용해 운영해 왔다. 비급여를 없앤다니 의사들이 얼마나 불안하겠느냐. 충분히 이해 된다. 앞으로 건보 하나만으로 정상 운영이 가능해진다. 문 케어가 병원 정상화, 의료 정상화 대책이다. ”

김 이사장은 “원가가 안 되는 수가라는 과거 방식이 계속되면 의사가 전멸하고 국가 운영이 불가능해진다”고 웃으며 설명했다(김 이사장은 진지함 그 자체라서 잘 웃지 않는 스타일이다).

진료과목이나 병원 규모별로 이해관계가 다른데.
“어떤 수가는 원가에 못 미치고 어떤 것은 초과한다. 평준화해서 수익률을 비슷하게 설정한다. 각종 학회(예 내과학회)가 조정할 것으로 본다. 복잡하지만 고비를 넘겨야 한다.”

정부는 2005년부터 건보 보장률 확대를 해왔다. 수없이 조정했는데도 건보보장률 63%를 벗어나지 못했다. 비급여를 통제하지 못했고, 이해관계를 조정하지 못했다. 다시 한 번 물었다.

너무 이상적이다. 진짜로 실현 가능한가.
“복지부에 건보 수가, 비급여 정리 담당과가 따로 만들어졌다. 건보공단·심평원이 같이 작업한다. 단계별 5개년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기술적으로 어렵지만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너무 정치적으로 포장한 것 같은데.
“건보 보장률 강화는 국민 생활에 크게 영향을 준다. 국민 지지가 필요한 큰 정책이다. 클수록 담론이 필요하다. 문재인 케어는 언론이 명명한 것이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과 협조가 잘 돼나.
“박 장관이 의견을 잘 받아준다.”
7월 건보료 부과체계를 개혁하면 반발이 클 텐데.
“피부양자 중 소득(연 3400만원 초과)이 있는 사람(36만명)에게 부과한다. 엄밀히 말하면 차비를 낼 사람이 지금까지 안 내고 무임승차한 거다. 타인의 무임승차를 비판하지 말고 본인(피부양자)이 바꿔야 한다. 민원 폭증을 각오하고 있다.”

◆김용익(65)은

서울고와 서울대 의대(예방의학 전문의)를 나왔다. 노무현 정부 때 사회정책수석, 19대 국회의원,더민주당 민주연구원장을 지냈다.

글=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사진=김경록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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