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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244억 ‘연봉 킹’… 특별 상여금이 급여 8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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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총 243억8100만원의 보수를 받아 국내 기업 경영인 가운데 ‘연봉 킹’에 올랐다. 코스닥 상장 기업에서는 정보기술(IT) 기기 배터리 기업인 제낙스의 김창현 이사가 스톡옵션을 포함해 215억1000만원의 보수를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기업 등기임원 연봉 공개 #오너 1위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비상경영 체제 현대차는 보수 줄어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9억 받아

2일 중앙일보가 국내 주요 기업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권 회장은 지난해 급여로 18억4000만원, 상여로 77억1900만원, 특별상여로 148억2100만원을 수령했다. 삼성전자 측은 “지난해 반도체 부문의 최대 실적을 이끈 공로로 특별 상여금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권 회장이 받은 243억8100만원의 보수는 등기임원 보수액이 공개된 2013년 이후 경영인이 받은 ‘역대 최고 연봉’ 기록이다. 기존 기록은 권 회장의 2015년 연봉(149억5400만원)이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다른 삼성전자 주요 경영자들도 ‘샐러리맨’ 연봉 신화를 썼다. 지난해 상여를 포함해 84억2700만원을 받은 신종균 부회장은 인하공전을 다니다 편입해 광운대 전자공학과를 나온 엔지니어다.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다 경력사원으로 입사한 이후 치열한 경쟁 과정을 거쳤다. 76억6900만원을 받은 윤부근 부회장은 울릉수산고 2년 중퇴 후 다시 대구 대륜고 1학년에 입학하는 등 고등학교를 5년 다닌 경력이 있다. 이들 연봉 톱3는 ‘세대 교체’로 모두 등기 이사직에서 물러났지만 2017년을 결산하는 이번 사업보고서에는 연봉이 공개됐다.

LG그룹에서는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25억2500만원으로 보수가 전년보다 11억원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기록한 최대 실적 덕분이다. 역시 지난해 사상 최대 경영 실적을 기록한 LG화학 박진수 부회장도 급여 14억3100만원에 상여 7억200만원을 더해 21억3300만원을 받았다.

지난해 뚜렷한 성과를 낸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18억9300만원), 권오준 포스코 회장(24억7300만원), 외국인인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약 77억원)도 두둑한 보상을 챙겼다.

현대차의 전문 경영인인 윤갑한 전 사장과 이원희 사장은 지난해 각각 7억5900만원, 7억8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해외 시장에서의 수익성 악화로 실적 부진이 지속하면서 다른 대기업 전문경영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가 적은 것으로 분석된다.

오너 경영인 가운데서는 신동빈 롯데 회장이 롯데지주 등 계열사에서 총 152억3300만원을 받아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으로 아모레퍼시픽·아모레퍼시픽그룹에서 총 109억1900만원을 받았다. 아모레 측은 “3개년도 목표 달성률을 근거로 성과급을 지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3위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으로 총 80억900만원을 받았다.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보수는 21억5300만원이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이 수출 위축 등으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영향으로 이들의 총 보수는 전년보다 각각 12억7300만원과 3억5200만원 줄었다.

이 밖에 허창수 GS 회장이 GS·GS건설 등에서 총 73억300만원의 보수를 받았으며, 조양호 한진 회장이 66억4000만원, 구본무 LG 회장이 63억3000만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62억2400만원, 손경식 CJ 회장이 44억3300만원, 최태원 SK 회장이 20억원을 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난해 보수는 급여 3억1800만원, 상여 5억2900만원 등 총 8억7100만원이었다. 삼성전자 측은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17일 구속 수감된 이후 회사 급여를 받지 않았다”며 “실적에 기반한 상여금은 회사 내부 규정에 따라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매출·영업이익 등 기업 가치를 늘린 경영인은 상여금 등을 통해 보수가 많이 올랐지만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기업·업종에서는 고액 연봉자의 수가 적었다.

한편 코스닥 상장사 제낙스는 연구개발 이사인 김창현 박사에게 급여 1억2000만원과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이익 213억9000만원을 지급했다고 신고했다. 김 이사의 급여는 많지 않았지만 보유한 특허를 바탕으로 스톡옵션 대박을 거둔 것이다. 그의 특허는 단단한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휘거나 구부릴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 제작이 가능한 원천 기술이다.

손해용·하선영·김지아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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