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서방정상의 엉뚱한 궁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요즘 토론토에서 열리고 있는 서방선진7개국 정상회담은 예년회담때와는 달리 별로 핫 이슈가 없다. 그 때문에 오히려 엉뚱한 문제를 의제에 올려놓고 목청을 돋울 가능성이 많아 우려된다.
정치적으로는 화해무드가 확산되고 경제적으로는 세계경기가 회복과정에 있어 이번 정상회담은 비교적 평온리에 개최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를 전문하면서도 정상회담이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우리와 직접 관련된 문제들이 논의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예고된대로 그동안 선진국의 국제기구나 모임을 통해 공식, 비공식적으로 논의해온 신흥공업국(NICS)의 책임분담문제를 공식 거론하여 NICS를 성토할 것이 확실하고 서울올림픽의 안전개최문제도 주변논의 대상에 오르고있다.
지난해6월 베네치아에서 정상회담이 개최되었을때만 해도 세계경제의 불균형과 회복문제가 심각하여 선진국의 역할과 정책협조를 위한 대안들이 제시되어 공동선언이 채택된바 있다. 그후에도 세계경제는 호전은 되고있기는 하지만 낙관할 수만은 없고 불확실 요인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선진국들은 세계경제를 구조적으로 다지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되는 때라고 본다. 그런데도 선진국들은 세계경제가 큰 문제가 없는양 문제들을 덮어놓고 주변이야기에 더 열을 올리고 있다.
정상회담에 앞서 한국을 비롯한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NICS의 책임분담문제가 회담에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해지더니 실제로 중심의제에 올라가 마치 정상회담이 NICS성토장화할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NICS의 무역흑자가 늘어나는 등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 때문에 NICS는 솔선해서 책임을 느끼고 시장개방, 환율조작 등 경제조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선진국들은 이같은 노력은 무시하고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압력을 더울 강화하자고 입을 맞추고있는 것이다.
선진국들은 NICS개별국가의 입장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고 한묶음으로 질타하려 한다.
개도국으로서 경제성장을 이룩하여 모범적인 채무국에 용기를 북돋워주기는커녕 사기를 떨어뜨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선진국들의 압력이 부당함을 느끼면서도 현실임을 외면할 수는 없다.
세계경제의 균형발전이 선진국들의 책임이고,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만을 해본들 선진국들은 이제 귀담아 듣지 않으려는데 문제가 있다.
NICS를 계속 끌어들여 책임을 씌우려는 선진국들의 일방적인 시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로서는 새로운 시련이 아닐수 없으며 이에대한 냉정하고 능동적인 대비가 필요하다. 우리에 대한 경제적 외압이 다원화되고 있어 새로운 차원의 경제외교가 중요하다고 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