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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생의 자해소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교원 국가고시제를 할 것인지, 안할 것인지 확답을 해주십시오.』
『그만큼 설명을 했으면 알아들어야지, 이렇게 떼를 써서야 되나.』
17일오후5시10분, 정부종합청사 문교부장관 접견실에서는 학생과 문교부 간부들의 승강이가 벌어졌다. 그리고 한 학생이 미리 준비한 연필깎이칼로 자신의 왼손 손목과 가슴을 그었다. 접견실 카핏에 피가 튀고 경찰이 들이닥치는 난장판.
이날 국립사범대 학생대표와 김영식문교부장관과의 면담은 이례적인 것이었다. 국가고시제·교원 적체해소등을 쟁점으로 학생들의 잇단 연합시위와 수업거부등 집단행동에 대해 문교행정 최고 책임자가 직접 해명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학생대표들은 면담시작전부터「면담내용을 녹음하겠다」「장관의 서명을 받아가겠다」며 곤란한 요구로 시간을 허비했다.
학생들의 관심은 자신들의 이해가 걸린 국가고시제에 있는듯 했다.
이에대해 김장관은『교개심에서 교원 공개채용제를 건의해 왔으나 아직 검토하지 않고있다』고 분명히 하고『앞으로 정책을 결정할때는 과거처럼 밀실에서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1시간30분에 걸친 장관의 해명에도 학생들은『아직 얻은게 없다. 예, 아니오를 확답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끝내 자해소동을 벌였다.
이 극단의 혹백논리, 대화의 자리에까지 자해용 칼을 준비해오는 학생들.
가뜩이나 어둡기만한 문교부 분위기는 이날더욱 침통하기만 했다. <한천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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