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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전기리그 결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해태와 빙그레가 1, 2위로 순위를 가림으로써 프로야구 전기리그는 사실상 그 막을 내렸다.
한국시리즈에서 세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던 해태의 플레이오프진출은 이미 예상했던 일.
그러나 창단 3년의 후발구단인 빙그레 이글스가 막판까지 막강 해태와 1위를 다투며 2위로 부상한것은 놀라운 일이다.
85년에 구단을 창설, 86년3월8일에 창단된 빙그레는 첫해 최하위에서 87년은 6위, 그리고 3년만에 맨먼저 플레이오프티킷을 따내고 2위로 도약했다.
야구불모지나 다름없는 충청지역을 연고지로 4년늦게 출범한 빙그레가 이같은 급성장을 이룩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독수리는 신샘팀으로서의 파이팅과 단단한 팀웍으로 빙그레 돌풍을 일으켰다.
『구단의 아낌없는 지원과 전선수들의 정신력 덕분입니다. MBC와의 개막 2연전에서 계속 완봉승한 것이 초반의 팀전력을 급상승시키는 힘이 됐읍니다.』
OB·삼성을 거쳐 작년 10월14일 빙그레를 맡은 김영덕 (김영덕) 감독은 뛰어난 투수로테이션과 치밀한 작전으로「이기는 야구」의 본보기를 보여주었다.
빙그레돌풍의 주역은 10승4패4세이브로 다승 공동2위인 한희민 (한희민). 한은 시즌초반 에이스이던 이상군 (이상군) 의 부상을 발군의 피칭으로 잘 극복했고 김대중 (김대중) 과 재일동포 김홍명 (김홍명) 이 결정적인 찬스에 귀중한 승리를 따내 한을 뒷받침했다.
타격에서는 강정길 (강정길) 이정훈 (이정훈) 이강돈(이강돈) 장종훈 (장종훈) 등이 타선을 잘 이끌었다. 선수개개인으로는 버려진 선수와도 다름없었지만 투수출신의 김영덕감독과 타격출신의 강병철 (강병철) 수석코치가 보석으로 다듬어놓았다. 빙그레의 상승은 배성서 (배성서)창단감독의 강훈이 밑거름이 된것도 사실이다.
빙그레는 7개팀중 최고팀타율(0·278)로 최다득점(2백69점)에 최소실책 (37) 을 기록했다.
빙그레의 분발은 한국프로야구에서 기존팀에 신선한 충격을 주는 자극제가 됐고 스타위주의 야구보다는 팀웍의 야구가 승리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임을 증명해 주었다.
한편 3연패에 도전하는 해태는 전타선이 홈런포로 무장하고 선동렬 (선동렬) 이라는 발군의 에이스가 마운드를 지켜 전기1위에 올랐다.
해태 김응룡 (김응룡) 감독은『초반 타격부진으로 고전했으나 3할대타율과 게임평균 5득점으로 12연승을 올리면서 페이스를 되찾았다』고 말했다. 해태는 10게임 연속흠런등 가장 많은 48개의 흠런과 77개의 최다도루로 막강한 전력을 보여주었다.
롯데는 최동원 (최동원) 없이 다승1위 윤학길 (윤학길·13승) 등이 분전, 강호의 면모를 살렸으나 삼성은 마운드의 약세 (팀방어율 4.76)를 극복하지못해 5위로 밀려났다. <조이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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