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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우드볼, 청소년은 자전거…대전이 젊어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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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우리 동네는 얼마나 건강할까? 궁금하시다면 이미지를 클릭하세요. 술 소비량부터 결혼 비율까지... 전국 지자체 건강 순위 검색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약 링크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주소창에 건강 검색기 주소(URL)를 복사해 붙여넣으세요. http:www.joongang.co.kr/DigitalSpecial/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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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오후 5시쯤 대전광역시 대전지방법원 뒤 한 아파트 옆 공원. 어르신 5명이 우드볼 경기에 열중이다. 골프공보다 훨씬 큰 나무공을 채로 쳐서 골대에 넣는 게임이다. 1번 홀에서 게임을 시작한다. 한 어르신이 공을 멋지게 날리자 “굿샷!”을 외친다. 근처에 숲의공원·보라매공원·갈마공원 등 녹지와 운동시설이 갖춰져 있다. 정부청사 앞 공원에선 청소년들이 인라인 스케이트와 자전거를 타고 놀고 있다.

우리동네 건강평가 <하> #"집 근처에 공원 있으니 매일 운동" #도심거리 금연, 병원도 잘 갖춰져 #구리는 경로당에 운동강사 파견 #서울 강동구 100세 상담센터 운영 #"지자체장 의지가 도시건강 바꿔"

"공원이 집 근처에 크게 있으니까 거의 매일 운동해요. 그냥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탈 때도 있어요. 병원이나 의원도 잘 갖춰져 있어 멀리 안 가도 돼요. 술집도 그리 많지 않아요."

대전 공원에서 어르신들이 우드볼 게임을 즐기고 있다. 정종훈 기자

대전 공원에서 어르신들이 우드볼 게임을 즐기고 있다. 정종훈 기자

아파트에서 운동 나온 김모(67)씨는 대전 자랑을 한다. 시청·법원·경찰청·검찰청 등이 모인 중심가인데도 술집이 그리 눈에 띄지 않는다. 근처 거리는 모두 금연이다. 인도 바닥에 ‘과태료 3만원’ 표시가 돼 있다.

한림대 사회의학연구소와 중앙일보 건강도시 평가에서 대전은 17개 시·도 중 3위(2016년 기준)를 차지했다. 1위는 세종, 2위는 서울이다. 대전은 2008년 12위였다. 전북·경남·전남·인천 등이 뒷걸음질한 것과 대비된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대전은 광역단체 중에서 운동시설 접근율이 전국 1위(2008년 13위)다. 운동 실천율은 5위다. 공원 등 운동할 수 있는 시설을 많이 늘렸다. 평가 대상 21개 항목에서 골고루 점수를 잘 받았다. 고위험 음주율은 2008년 13위였지만 2016년엔 4위로 개선됐다. 이는 술자리 한 곳에서 7잔(여자는 5잔) 이상 술을 마신 사람의 비율, 즉 폭음률을 말한다.

대전시청 보건정책과 임은주 주무관은 “시와 보건소에서 운동·절주 등 건강증진 사업에 관심을 갖고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했다. 걷거나 뛸 수 있는 신체활동 인프라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구리시 공원에서 운동교실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 구리시보건소]

구리시 공원에서 운동교실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 구리시보건소]

26일 오후 3시 경기도 구리시 장자호수공원. 최악의 미세먼지가 덮쳤는데도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운동에 열중했다. 유순자(78)씨는 “평소에도 공원에 운동하는 사람이 많이 나온다. 어떤 날에는 저녁에 길 바닥이 안 보일 정도다”고 말했다. 구리의 신체활동 실천율, 운동시설 접근율이 크게 좋아졌다. 싱겁게 먹는 비율은 전국 최하위권에서 최상위권으로 탈바꿈했다.

구리시는 왕숙천공원에서 야간 운동교실을 2011년 시작했다. 주민 호응이 좋아 중앙공원·장자호수공원으로 늘렸다. 한 번에 150명 이상 몰리기도 한다. 10년 넘게 경로당에 전문 강사를 파견해 어르신 운동을 지도한다. 구리는 이번 평가에서 30위에 올랐다. 8년 새 100계단 이상 뛰었다. 구리시 보건소 김은주 예방의학팀장은 “한강까지 이어지는 둘레길이 좋다. 걸을 수 있는 환경을 갖추면서 걷기 실천율이 높아졌고 비만도를 낮췄다”고 말했다.

구리시는 경로당 운동교실을 지원하면서 수시로 경연대회를 연다. [사진 구리시보건소]

구리시는 경로당 운동교실을 지원하면서 수시로 경연대회를 연다. [사진 구리시보건소]

신흥 건강도시에는 공통점이 있다. 절주·금연 사업이 적극적으로 이뤄지면서 폭음·흡연이 크게 줄었다. 운동시설을 늘리고 만성병 예방·관리에 집중한다. 서울 노원구(122위→15위), 경기 성남시 중원구(222위→17위)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주민 건강에 대한 지자체의 적극적인 투자도 뒷받침됐다.

부산 기장군은 2008년 들어선 정관 신도시와 지자체의 예산 지원이 시너지 효과를 냈다. 공원 면적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넓다. 반면 인구 대비 술집 수가 가장 적다. 암 검진율, 당뇨병 치료율 등도 대폭 개선됐다. 2008년 전국 최하위권이던 보건 예산 순위는 2016년 7위로 뛰어올랐다. 박주언 기장군보건소장은 “한의사 출신인 군수가 주민 건강에 관심이 크기 때문에 예산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27일 서울 강동구 고덕1동에서 진행된 ‘100세 건강상담센터’ 운동 교실.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 실시하는 강동구의 자체 사업이다. 안희재 인턴기자

27일 서울 강동구 고덕1동에서 진행된 ‘100세 건강상담센터’ 운동 교실.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 실시하는 강동구의 자체 사업이다. 안희재 인턴기자

서울 강동구는 이해식 구청장이 건강도시 구축에 팔을 걷고 나섰다. 만성질환 예방을 위한 ‘건강 100세 상담센터’를 설치했다. 민간 동아리가 56개 운영되면서 주민이 자발적으로 건강 관리에 나선다. 이향숙 강동구 보건소장은 “보건소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지자체장의 관심과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 동네가 얼마나 건강한지 확인하려면 ‘우리동네 건강 검색기’(http:www.joongang.co.kr/DigitalSpecial/276)와 ‘한림대 사회의학연구소’(http://communityhealth.kr/)를 이용하면 됩니다.

우리동네 건강평가

◇특별취재팀=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이에스더·정종훈·이은지 기자, 안희재 인턴기자(고려대 사회4)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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