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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소세 인하…소비자엔 혜택 적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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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정부가 가전제품·가구·귀금속등 30개 품목의 특별소비세를 내린지 두달여가 지났다.
특소세가 인하되면 제품의 출고가가 그만큼 낮아져야하고 소비자가격도 내리는 것이 당연하다.
특히 이번의 특소세 인하는 대상 품목이 많고 인하폭도 최고30%에 달해 당국도 크게 생색을 냈고 소비자들의 기대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실체로 특소세가 내린 이후 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은 실망을 안고 발걸음을 돌리기 일쑤다.
특소세인하 전과 같은 값을 받거나 오히려 값이 오른 품목이 적지 않기 때문.
이번 인하대상 품목중 당초 발표대로 값이 내린 품목은 자동차·피아노·커피·설탕·고급시계등 손꼽을 정도다.
특소세인하 대상품목의 가격동향을 점검해 본다.

<일반유리 제품값 올라>
▲크리스탈 유리제품=크리스탈 제품 가격은 당초 발표대로 6%정도 인하됐다. 그러나 일반유리 제품값이 20%이상까지 인상됨으로써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문화유리의 경우 크리스탈 위스키잔 6개 세트당 가격을 4만2천5백원에서 3만9천8백원으로 6.4%인하하면서 잇달아 유리 위스키잔 세트 (벨라언더 6개) 가격을 ,2만7천원에서 2만9천원으로 7.4% 인상했으며, 우진유리의 화채그릇세트(뉴앵두 사라다세트)의 경우1만6천8백원에서 2만6백원으로 22.6%가 인상됐다.

<금값 자유화 영향 하락>
▲보석·귀금속=시중에 유통되는 것들의 상당수가 정부 수입품이 아닌 음성 거래품이라 당초 세금인하등에 관계없다는게 취급상인들의 설명. 실제 다이아몬드의 경우 이번 대상 품목중 가격인하율이 17%로 가장 크게 돼있지만 시중거래가격에는 전혀 반영이 안돼 있다. 3푼 짜리 고급 다이아몬드의 현 시세는 85만∼90만원으로 국제시세상승에 따라 연초 80만원대서 오른 가격 그대로다.
금의 경우는 특소세인하 전부터 국제가 하락등을 반영, 내림세였는데 최근 금수입 자유화 발표이후 돈쭝당 5만2천원(2월께 6만1천원)까지 내려 거래되고있다.

<원사 급등으로 인상검토>
▲카핏=소매가격이 내리기는커녕 조만간 상당폭 가격인상이 있을 것이라는게 판매상인들의 얘기. 『수입원사가격의 급등으로 인한 가격인상요인을 특소세 인하분으로 상쇄했으나 현재로서는 가격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게 메이커측 설명인데 주요 공급업체인 한일합섬의 경우 현재 인상폭과 시기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동양나일론·코오롱등 해당 업체들중 유일하게 제일 모직만 특소세인하를 반영, 9%정도 소매가를 인하했으나(갤럭시 골덴 2평기준 58만5천→52만5천원) 특소세인하 발표전에 가격을 다소 인상했다가(5%선) 내린 것이라 실제 인하정도는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할인판매 일반화된 탓>
▲가전제품=대리점·백화점에 이르기까지 표시소비자 가격의 10∼20% 할인판매가 일반화돼있는 형편이라 표시가격을 1.8∼10.3% 내린다는 것이 실제거래에 있어서는 별 의미가 없다는게 취급상인들의 얘기. 오히려 오디오제품이 4월부터의 특소세인상에 따라 평균 13%가격이 오른 것을 비롯, 전자밥통·전기프라이팬·다리미·곤로등 특소세가 적용되지 않는 상용 가전품들의 가격이 10내외 인상됐다.
대리점과 백화점들의 경우 제품마다 가격인하전과 후의 가격을 표시하는등 「특소세인하혜택」 을 대대적으로 선전했으나 같은 메이커제품이라도 판매점에 따라 인하폭과 인하기준 가격이 제각각이라 소비자들을 어리둥절케 했다.
예컨대 원래 권장가격이 39만원인 금성싱싱냉장고(2백40ℓ)의 경우 어느 대리점에서는 34만원에서 33만원으로 권장소비자가격이 인하조정 됐다고 표시한 반면 어느 대리점에서는 35만원이 인하된 가격이라고 말하고있다.
세운상가의 경우는 특소세인하실시에 관계없이 공장도가를 밑도는 선에서 종전가격 그대로 거래되고 있다. 출고가격이 10.3% 인하됐다고 발표된 VTR가 종전대로 30만원 선에 거래되는 것을 비롯, 세탁기·컬러TV·전자레인지등이 모두 기존 시세대로 판매되고있는데 『대리점등으로부터 들어오는 가격 자체에 변화가 없기 때문』이라는게 취급상인들의 설명.
반면 성수기를 맞은 냉장고가 4월 중순을 전후해 10%정도 올라 거래되고 있다. 삼성제품 2백40ℓ짜리의 경우 27만5천원이던 것이 30만원 선으로, 금성사제품은 2백90ℓ짜리가 38만원 선에서 41만원 선으로 올랐다.
오디오제품도 에로이카 토파즈32의 경우 31만원에서 34만원으로 올랐고 상용 가전품(P:신일 마이컴 겸용밥솥 12만5천원→14만원)등도 종전보다 오른 가격에 판매되고있다.
박카스 값은 10원 내려>
▲약픔=박카스가 병당 2백원에서 1백90원, 원비D가 3백원에서 2백80원으로 내리는등 드링크 제품의 소매가가 소폭 인하됐다.
그러나 많이 팔리고 있는 진통제·소화제·영양제·간장약 등의 가격은 그대로인데다 영양제 하이비날(1백정 6천6백원)이 「하이비날S」(1만2천원)로, 훼스탈(개당50원)이 「훼스탈포르테」(1백원)로 바뀌는등 종전제품에 비해 다소 성분을 보강한 고가제품들이 올 들어 잇달아 선보이고있어 실질적으로는 약가가 인상되는 느낌이라는게 취급약사들의 설명.

<"인하 해당품목 없다">
▲가구=대리점마다 15∼25% 할인판매가 일반화 돼있어 표시소비자가격이 실거래 가격과 워낙 거리가 있는데다 표시가격 기준한 인하율이 평균 1.7%에 불과해 거의 영향이 없다는게 판매점측 얘기.
바로크가구 대리점의 경우 『인하 해당품목이 전혀 없다』고 했으며 보루네오 가구점의 경우 수입원목을 쓴 10자 짜리 장농이 1백95만2천원(표시가격)에서 1백91만9천원으로 내렸으나 판매가격은 1백63만원으로 종전보다 2만원정도 더 빼준다는 얘기다.

<일부품목 조정된 정도>
▲화장품=처음으로 화장품값이 인하조정 됐으나 색조등 일부품목을 중심해 몇백원이 내린 정도. 태평양화학의 경우 「탕스핀」팩(1백g)이 8천8백→8천3백원,「코오롱」린스(4백g)가 3천8백→3천6백원,3색짜리 아이섀도가 8천8백→8천3백원등.

<박신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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