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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형에게 공동체 가치 배우는 학교 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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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마을 단체가 아이를 가르치는 ‘마을교육 공동체’가 부산에서 운영된다. 학교 교육은 교사가 주도하지만 마을 공동체 교육은 마을 활동가가 마을 어른·청소년·아이와 함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체험 위주 교육을 한다. 장기적으론 마을 활동가가 학교 교육의 일부를 맡는다.

부산교육청, 마을교육 공동체 운영 #19개 단체에 1억7400만원 지원 #생태·음악 등 체험위주 프로그램

부산교육청은 오는 4월부터 11월까지 19개 단체를 대상으로 마을교육 공동체를 운영한다고 22일 밝혔다. 단체별로 최대 1000만원, 총 1억 7400만원을 지원한다. 류성욱 교육청 교육정책과장은 “학교 교육은 입시 위주지만 마을 공동체 교육은 주민과의 관계 속에서 공동체를 이해하는 사회성을 기르고 배려하는 삶의 가치를 가르치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북구 화명동 대천마을 교육공동체는 생태 해설가를 양성해 마을을 가로지르는 대천천에서 생태교육을 하며 환경의 소중함을 가르친다. 또 청소년들이 어울려 여행을 가고 고민을 나누면서 자립심을 키우는 여행학교를 운영한다. 6월에는 마을 화합의 장인 ‘단오야 놀자’ 축제를 열기로 했다.

김부련(48) 대천마을 교육공동체 대표는 “마을 사람·공간·역사 자원을 활용해 학생을 가르치면 자연스럽게 마을에 긍지를 갖고 마을에 기여하는 인재로 성장한다”며 “마을 활동가가 학교 교육의 일부분을 담당하면 공동체 회복과 학생 체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진구 양정동 ‘재즈 클래식 24’는 마을 주민과 학생들로 오케스트라단을 구성해 연주회를 열 계획이다. 영도구 영도마을 교육공동체는 청소년들이 주민 직업 지도를 만들면서 진로를 고민하는 시간 등을 갖는다. 금정구 서금지역 마을교육공동체는 학교장과 복지사가 함께 공부방을 운영해 마을 아이를 돌보기로 했다.

초 2, 중 1자녀를 둔 학부모 정영수(42)씨는 “지난해 마을 단체가 주최한 벼룩시장은 기획단계부터 아이들의 의견을 반영하더라.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니깐 만족도가 높고 적극적이었다”고 말했다.

부산교육청은 사업 확대를 위해 오는 7월부터 마을 활동가를 양성한다. 류 과장은 “장기적으로 부산의 262개 마을에서 교육공동체를 운영할 수 있게 예산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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