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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뒤 랜선·TV케이블 사라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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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KT가 5G 네트워크를 활용한 실시간 가상현실 게임 ‘스페셜포스 VR’을 22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공개했다. 이날 모델들이 신촌 VR 테마파크 이용자들과 실시간으로 게임을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KT가 5G 네트워크를 활용한 실시간 가상현실 게임 ‘스페셜포스 VR’을 22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공개했다. 이날 모델들이 신촌 VR 테마파크 이용자들과 실시간으로 게임을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5G 상용화 일정이 나왔다. KT는 2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3월 5G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통신 업계에서 5G 상용화 구체적으로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성목 KT 네트워크 부문장은 “2020년 도쿄 올림픽이 세계 최초 5G 올림픽이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KT가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2년 앞당겼다”며 “평창에서 선보인 시범 서비스를 기반으로 세계 최초 상용화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KT, 내년 3월부터 5G 상용화 #홀로그램 영상 전송 쉬워지고 #로봇으로 원격 외과수술도 가능 #6월 주파수 경매, 5G 경쟁 불붙어

내년 3월 상용화를 시작으로 5G 서비스가 본궤도에 오르면 우리 생활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변화는 선이 필요 없는 ‘와이어리스(wireless)’ 세상이다. KT가 이날 공개한 가상현실(VR) 게임 ‘스페셜포스 VR’을 보면 5G가 가져올 미래를 먼저 만날 수 있다. 5G 망을 활용해 개발된 이 게임에선 거추장스러운 전선이 모두 사라졌다. 지금까지 VR 장비는 360도 영상을 모두 담아야 해 일반적인 동영상보다 데이터 용량이 커 4G 망을 통해선 무선 전송이 어려웠다.

5G 상용화 서비스가 시작되면 가정이나 사무실에 자리 잡고 있는 랜 선, 광케이블, TV 케이블이 사라질 전망이다. 5G 네트워크가 유선 케이블을 대체할 정도로 빠르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5G 모뎀은 이르면 올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켄 후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5G 모뎀을 올해 하반기 중으로 출시하고 5G 스마트폰을 내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공상과학(SF) 영화 속에서나 만날 수 있었던 홀로그램을 활용한 제품도 눈에 띄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이 지난 2월 MWC(월드모바일콩그레스)에서 선보인 홀로박스가 대표적이다. 일반적인 동영상은 데이터 크기가 700MB(메가바이트) 정도에 불과한데 비해 각설탕 크기의 홀로그램을 구현하는데 1GB(기가바이트) 정도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5G 망을 활용하면 끊김 없이 홀로그램 전송이 가능하다.

자율주행 차량 기술과 로봇 기술도 현재보다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박진효 SK텔레콤 ICT기술원장은 “5G 네트워크를 통하면 차량 간 통신이 가능해진다”며 “자율주행에 더해 협력주행까지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5G 국제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로봇을 활용한 원격 외과 수술 및 재난 현장 원격 구조 등도 5G로 구현 가능한 미래상으로 제시하고 있다.

정부가 주도하는 5G 주파수 할당 계획도 속도를 내고 있다. 5G 주파수 대역은 3.5㎓(기가헤르츠)와 28㎓가 유력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5월 주파수 경매 공고를 낼 예정이다. 이런 일정대로라면 주파수 경매는 6월 진행된다. 이동 통신 3사가 주목하고 있는 대역은 3.5㎓다. 고주파인 28㎓ 대역은 전파 도달거리가 짧아 일정 구간 내에서의 핫스팟 방식엔 유리하나, 전국망 구축에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주파수 경매가 끝나면 통신사들의 5G 설비 구축이 시작된다. 주파수 경매 비용을 포함해 전국망 구축에만 통신 3사 통틀어 20조원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전국망 구축 완료까진 3~4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5G 기지국은 4G와 비교해 3배 이상 촘촘하게 설치해야 한다”며 “4G에 8조원 이상이 소요됐는데 5G에는 10조원 정도가 들어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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