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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표결"위협 여 "다수횡포"비난|국회법특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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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통성부담 사라졌다>○…민정당의 당직자·중집위원·총무단등 간부들은 9일 저녁 노태우대통령이 취임 1백일을 맞아 베푼 청와대 만찬에 부부동반으로 참석, 2시간여동안 지난 총선때의 노고를 위로받았다.
노대통령은『지난해 6·10 전당대회때 후보지명을 받고 축하연회장까지 가는동안 줄곧 최루가스를 맡았던 것과 비교한다면 이제는 여당이 일방적으로 안건을 처리해야할 부담도 없고 정통성의 부담, 대통령에 대한 부담이 모두 사라졌다』면서『이는 민정당이 정치력을 발휘하라는 하늘의 뜻인 만큼 모든 일을 정도에 따라 당당히 처리할것』을 당부했다고 김중위 대변인이 부언.
노대통령은 선거기간중 의원부인들의 활약을 특히 치하한뒤 당 인사들의 의견을 들으려 했으나 발언하는 사람이 없자 이도선·정창화·김현욱·이병용 의원을 지명, 발언케 했는데 모두『열심히 일하겠다』는 다짐만 했다는 후문.

<권한 축소돼선 안된다>
○…김재정 국회의장은 9일 저녁 국회 의원동산에 국회출입기자 및 외신기자단을 초청, 상견례를 겸한 리셉션을 열고 여소야대 국회에서의 협조를 당부.
김의장은『국회의 권위를 살리기 위해서도 의장권한이 대폭 축소돼서는 안될것』이라며『의장은 운동경기에서 심판과 같은것』이라고 강조.
그러면서 그는『심판에게 기본적인 제재권이 없다면 경기에서 혼란이 생길 경우 막을 방법이 없는 것 아니냐』며『기본적인 사회권조차 축소하려는 야당안은 지나친것』이라며 언론이 이 같은 문제점을 유의해달라고 주문.
김의장은 리셉션후 롯데호텔에서 4당 원내총무를 초청, 저녁을 함께하며 이번 임시국회의 원만한 운영방안을 논의.

<학생들과 대화 무의미>
○…그동안 6·10을 놓고 노태우 대통령의 학생교류추진 약속과 당국의 원천봉쇄방침등「당근」과「회초리」로 대응전략을 구사했던 민정당은 10일 학생측의 강행으로 충돌이 도처에서 벌어지자 불법이라는 당입장을 재천명.
이날 오전 당직자회의가 끝난후 김중위대변인은『신문보도를 보니 학생들이 수배해제·구속자 석방등을 요구했는데 이런 점에서 6·10을 놓고 학생들과 대화하는 것은 무의미』라고 단정.
김대변인은 10일 이후 대책을 밝히며『당평화 통일특위에서 학생들도 참석하는 통일대토론회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소개.

<무기한 단식농성을 제안>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평민당 의원총회는『양심수 석방촉구를 위해 본회의장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하자』『남북학생회담 추진학생과 정부·정당간의 대화를 촉구하는 시한부 농성을 벌이자』는 등의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통일논의에 대한 결의문을 채택하고 2시간 30분만에 종료.
의총에서 김영배·유준상·손주항 의원등은『임시국회에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협상대상이 될 수 없는 관례』라며『반드시 관철하도록 해야한다』고 총무단을 독려.
김의원은 특히 민주당측 입장을 지칭한듯『타당에서 이를 기피하려는 것은 6개월전 대통령선거에서 경합했던 입장에서 또다시 국민들에게 비교·평가받는 기회를 회피하려는것』이라고 주장하고『그같은 패배주의적 열등의식에 말려들어서는 안된다』고 강조.
이날 서경원 의원은『남북학생회담에 밀려 양심수 석방문제가 논외로 벗어난 느낌』이라며 무기한 단식농성을 제안한 뒤 의원 전체가 아니면 자신만이라도 사흘간의 시한부 농성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고, 이협의원도『학생회담등 통일문제에 책임을 통감하는 정치인의 결연한 자세를 보여야 할것』이라며 농성을 주장.

<"통일문제 독립상위"지시>
○…김종필 공화당총재는 판문점학생회담이 예정된 10일 아침『이제 말로 해결할 단계가 아닌 막다른 곳까지 왔다. 할말은 이미 다했고 지켜보는 도리밖에 없다』며 우울한 표정.
김총재는『바라는 것은 밀고 막고 하는 과정에서 별 불상사나 없었으면 한다』고 학생들의 분신기도나 충돌과정에서의 부상자 속출을 염려.
김총재는 또 국회법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데 대해『세상이 혼란스러울 때는 다들 허심탄회하게 나라걱정이나 하는거지 입장이나 체면만 고집해서 되느냐』며『쓸데없는 배짱이나 욕심을 부리지 말고 성실한 자세로 협상해야할것』이라고 여야를 싸잡아 비판.
김총재는 국회내 통일문제기구에 관해『별도의 특위를 만들 경우 외무위와 업무가 중첩되는 등 문제점이 있다』며 통일원을 외무위에서 떼어 독립상임위로 만드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김용채 총무에게 지시.

<여소야대의 판세를 실감>
○…9일밤 국회에서 열린 국회법등 개정특위 전체회의는 야당측이 표결처리 불사로 여당을 위협하고 여당은 소수의견 존중을 호소해 여소야대의 판세를 실감.
야당측은『네차례에 걸친 5인 소위회의에서 여·야당이 서로 찬반의견을 명확히 한 이상 합의 가능성이 없으면 표결 처리하는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으름장.
이에 대해 민정당의 이진우 간사는『다수결 원리도 좋지만 소수자 보호원칙도 중요하다』며『1백10개 대상 조항중 67개조항을 합의했으니 계속 합의토록 소위에 더 맡겨보자』고 호소.
야당측은『며칠 더 기다릴 수도 있으나 기본적으로 민정당이 합의할 의사 없이 지연작전을 쓰면 우리도 하는수 없이 힘을 쓰지 않을 수 없다』며『13대 국회 벽두의「모양」을 생각해 11일 오전까지 특위 표결을유보해준다』며 생색.

<평민의 모호한 태도 비난>
○…공화당의 최우규 사무총장은 10일『어제 저녁 이상수 평민당 대변인으로부터 통일원주최로 학생·재야·정부·정당대표 4자회담을 하겠다는 연락이 있었다며 참석하겠느냐는 연락을받고 통일원으로 확인해 본 결과 사실과 달랐다』며 평민당측의 석연치 않은 태도를 비판.
최총장은『이홍구 장관에게 확인해본 결과 이대변인 등의 방문을 받고 학생대표가 만나자면 언제든지 만나겠다는 말만 했을 뿐 그런 약속을 한 일이 없다고 해 이대변인에게 다시 연락하니 평민당이 주최하는것이라고 번복하더라』고 공개.
최총장은『이대변인이 번복하고도 회의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참석여부만 확인하길래 다시 정확한 내용을 알려달라고 하고 밤늦도록 기다렸으나 10일 아침까지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며『우리는 언제든지 대화로 풀어간다는 자세엔 변함이 없다』고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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