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현대차 수사 "가지에서 나무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 왜 생겨났나=기획총괄본부는 현대그룹 일가의 경영권 분쟁인 '왕자의 난'이 끝날 무렵인 2000년 6월에 신설됐다. 현대차그룹이 현대그룹에서 역 계열분리를 선언하고, 정부에 계열분리를 신청할 때였다. 초대 기획총괄본부장은 정순원(현 로템 부회장) 부사장이 맡아 2004년 10월까지 역임했다. 정순원씨는 처음에 부사장으로 본부장을 맡았으나 2003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2001년 4월 법적으로 현대그룹에서 현대차그룹이 계열분리되자 기획총괄본부는 분명한 역할 없이 대 정부 업무에 무게 중심을 두게 된다. 그러다 2002년 정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부본부장(전무)을 맡으면서 위상이 바뀌었다. 정 사장은 이곳에서 그룹 내 신사업과 계열사 간 업무 조정 능력을 익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현재 기획총괄본부 담당(사장급)을 겸직한다. 정 사장은 기획총괄본부를 통해 사업 확장을 위한 미래사업 발굴과 인수합병(M&A) 등에 참여하고 있다. 2004년 10월 채양기 본부장이 사령탑을 맡으면서 역할은 한층 강화됐다. 채 사장은 탁월한 일 솜씨로 계열사 업무를 원활하게 조정하는 것으로 평이 나 있다. 지난해 현대오토넷을 인수하고 글로비스를 상장한 것이 그의 작품이다.

검찰의 비자금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29일 현대자동차 임원들이 사옥을 드나들며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현대자동차 김동진·설영홍·이전갑 부회장, 서병기·최재국·김재일·정석수 사장. 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 어떤 업무를 담당하나=조직은 크게 ▶전략기획실▶경영기획실▶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CL(카 & 라이프) 사업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핵심은 전략기획실과 경영기획실이다. 전략기획실은 대 정부 업무를 중점으로 하면서 그룹 내 계열사별 경영전략과 사업 추진을 총괄한다. 계열사들이 잇따라 확대되고 있고, 계열사별 거래 등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중복되는 사업을 조정하고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대관 업무, 정보 분석.파악 등을 맡는 팀이 전략기획실 소속이다. 경영기획실은 계열사 투자 등 재무 관련 업무를 총괄.조정한다. 신규 사업 및 기존 사업 확장 등과 관련해 자금 조달 및 배분 등을 지휘한다. M&A도 총괄한다. 현대차가 현재 벌이고 있는 1조원 규모의 M&A인 만도 인수 협상도 경영기획실에서 추진하고 있다. 채 본부장은 지난해 10월 만도 경영진을 직접 만나기도 했다. 자동차산업연구소는 국내외 자동차산업 관련 흐름과 동향, 그리고 전략 수립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분석한다. 서울 양재동 본사에 있다가 2004년 서울 서초동 랜드마크타워로 이전했다.

CL사업부는 자동차 판매 이후에 관련되는 신규 사업을 맡고 있다. 텔레매틱스나 연관 금융사업을 추진한다. 이 밖에 고급 정보를 다루는 정보팀은 현대차그룹의 위상이 커지면서 2004년 기획총괄본부 소속에서 경영정보지원 담당으로 독립했다. 정보팀은 지난해 부사장급 팀으로 격상됐다.

김태진 기자<tjk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