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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면 터지는 의혹, 아베 지지율 5개월만에 30%대 추락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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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연일 코너에 몰리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한 건 씩 터지는 새로운 문건 조작 관련 의혹들 때문이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연합뉴스]

재무성이 조작한 문서는 사학재단 모리토모(森友)학원이 초등학교 부지로 국유지를 헐값에 사들이는 과정에서 아베 총리 부부가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된 것들이다.
사건이 불거지자 문서 원본에서 특혜시비를 부를만한 내용을 빼고 국회에 제출했다는 것이 이번 논란의 핵심이다.

지지통신 조사에서 지지율 39%로 폭락 #전달보다 9.4%p빠져,30%대는 5개월만 # #야당 “6일 보고받고도 문서 조작 모른 척” #약점 드러낸 아베에 당내 경쟁자들 비판

그런데 15일엔 아베 총리가 문서 조작 사실을 사전에 파악하고도 국회에서 시치미를 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총리관저가 재무성이 아닌 국토교통성으로부터 “우리가 보관 중인 모리토모 관련 문서와 재무성이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문서가 다르다”는 보고를 받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국토교통성이 총리 관저의 관방 부장관에게 관련 사항을 첫 보고한 것은 지난 5일, 보고를 받은 관방 부장관이 아베 총리와 스가 관방장관에게 보고한 것이 6일이었다.
아사히 신문의 첫 보도(2일) 이후 나흘 만에 이미 문서 조작 가능성을 국토교통성으로부터 보고받고도 아베 총리가 14일 국회에서 “보고를 받은 건 11일이다”라고 답변한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는 게 야당의 주장이다.

물론 스가 관방장관을 비롯한 총리 관저 관계자들은 “국토교통성으로부터 문서 조작 가능성에 대한 보고는 받았지만, 최종적으로 확인한 건 11일이었다”고 변명하고 있지만, 야당과 언론의 추궁은 점점 더 매서워 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과 원희룡 제주지사가 기시다 정조회장의 사무실에서 만났다.[원희룡 지사측 제공]

지난달 26일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과 원희룡 제주지사가 기시다 정조회장의 사무실에서 만났다.[원희룡 지사측 제공]

단지 야당뿐만이 아니다. 아베의 약세를 간파한 자민당 내 라이벌들도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외상을 지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조회장은 “이런 일이 법치국가인 일본에서 발생한 것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행정 전체의 신뢰가 도전받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중앙포토]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중앙포토]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도 “사실은 하나일 뿐”이라며 “여당도 사실을 제대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야당으로부터 사퇴압력을 받고 있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의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참석이 결국 무산된 걸 두고는 “국가의 손해를 끼쳤다”고 비판했다.

지지통신의 여론조사(9~12일)에서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지난 2월보다 무려 9.4%포인트 폭락한 39.3%를 기록했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전달 보다 8.5%포인트 상승한 40.4%였다.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진 것도, 지지보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많은 것도 지난해 10월이후 5개월만이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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