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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기운의 중심 간 튼튼하면 성 기능도 좋아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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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박용환의 동의보감 건강스쿨(18) 

한의학에서 말하는 오장육부의 개념이 현재 양의학에서 말하는 오장육부와는 아주 다르다는 내용을 지난번에 기고했다. 이번 편에선 오장에 대해서 조금 더 깊이 들어가려 하는데, 지난번 글을 읽지 않으면 오해를 사기 십상인 내용이니 전편을 읽고 이번 글을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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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가 말하는 간은 목(木)기운에 속하는 인체 시스템 전반적인 것이라 여러기관과 화를 내는 감정까지 아우른다. [사진 pixabay]

한의사가 말하는 간은 목(木)기운에 속하는 인체 시스템 전반적인 것이라 여러기관과 화를 내는 감정까지 아우른다. [사진 pixabay]

요약하자면, 한의사가 말하는 간은 목(木)기운에 속하는 인체 시스템 전반적인 것이라 간장을 포함한 여러 기관, 심지어 화를 내는 감정까지 아우른다. 한의학에서 "간이 좋다, 안 좋다"는 것은 목 기운에 해당하는 여러 부분을 합쳐 말하는 것이라는 내용이다. 인체에 대한 이런 개념을 서양에서도 인지해 홀바디(whole body), 즉 유기적 인체 등으로 표현한다.

인체를 의학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이 사실상 동양과 서양이 별반 다르지 않은 때가 있었다. 그러다 세균을 직접 눈으로 보게 되고 항생제가 치료에 혁혁한 공을 세우면서 현재 우리가 진료받는 시스템이 전 세계에 보편적으로 퍼지게 되었다. 하지만 인체를 시스템적 사고로 보려는 이런 노력은 현재 보편적인 의학의 한계를 느끼는 많은 의사에 의해 꾸준히 전개되고 있고, 치료 성과도 훌륭하다.

동양의 한의학뿐만이 아니다. 미국의 예를 든다면 일부 임상 의사도 기능 의학이라는 것을 익히고 있다. 또 오스테오파시(정골요법)나 카이로프랙틱(척추교정) 의사가 따로 있는데, 마치 한국의 한의사와 비슷한 개념으로 인체에 접근하고 치료법도 몸의 자연적인 힘을 일깨우는 방식으로 한다.

유기체적 개념이 한의학의 핵심

재미나게도 전 세계 한의학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한국에서는 서양의학과 한의학이 대치되어 이런 개념의 교류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의사들도 그럴진대 일반인은 더더욱 이해하기 힘든 개념이다. 하지만 한의학의 핵심개념이 되는 이 부분을 건너뛰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 유기체적 홀바디 개념이야말로 인체의 시스템적 사고를 통한 치료에 접근할 수 있는 핵심 키이다.

간은 혈을 저장하는 동시에 몸 안 기운의 흐름 전반을 조절한다. [사진 freepik]

간은 혈을 저장하는 동시에 몸 안 기운의 흐름 전반을 조절한다. [사진 freepik]

먼저 간이다. 간은 목기운에 속한다. 목은 나무로 대변되는 기운인데, 봄날에 싹이 트고 아지랑이가 피듯이 솟아나는 모습의 기운이다. 몸에서 따뜻한 기운이 도는 것이 모두 목의 느낌이다. 간은 혈을 저장하는 곳이면서 따뜻함을 퍼지게 하니 지금 개념으로는 혈액순환이라고 보면 되겠다. 순환이 정체되면 가라앉는다. 간기운이 떨어지면 피로를 느낀다.

반면, 순환이 지나친 모습은 흔들림이다. 너무 강하게 흔들리면 한쪽으로 기운이 쏠려서 터진다. 그것을 풍이라 한다. 몸 안 기운의 흐름 전반을 조절하는 장부가 바로 간이다. 간의 기능 전체를 대변해 형태로 드러난 대표적인 장기가 간장이다.

힘줄·근육·눈·화·성기 등이 간과 연결 

간에 속하는 것을 더 알아보면, 힘줄과 근육이 간에 속한다. 간은 피를 저장하는 곳이다. 혈액의 소모가 가장 큰 곳이 우리 몸 전체의 근육이다. 근육의 쓰임이 약하거나 강하면 간과 연관 지어 생각의 고리를 이어나간다. 눈은 간의 기운이 바깥으로 드러나는 곳이다. 지금은 광고를 통해 눈이 나빠지면 간을 생각하라는 말이 상식이 되었지만, 이 개념은 한의학 고유의 개념이다.

신맛이 간에 속하기 때문에 신맛을 먹으면 간 기능을 도와줄 수 있다. 음식은 오장육부를 직접 조절하는 것이기 때문에 맛은 굉장히 중요하다. 음식의 맛이 한쪽에 치우치면 그만큼 장부의 기운도 한쪽으로 쏠리게 된다. 음식을 골고루 먹으라는 말은 장부의 기운에 균형을 잡으라는 말과 같다. 다른 맛의 기운이 지나쳐서 간 기능이 나빠지면 신맛을 먹어서 간의 기운을 고르게 한다.

술보다 스트레스가 간에 더 나쁜 작용을 한다. [중앙포토]

술보다 스트레스가 간에 더 나쁜 작용을 한다. [중앙포토]

화를 내는 것도 간에 속한다. 성질을 내고 스트레스가 심하고 화나 짜증을 내면 그 기운이 간에 몰린다. 술이 간에 나쁘게 작용하기는 하나 즐겁게 마시는 술은 적당히 마시면 잘 해독이 된다. 기분 나쁘게 술을 마시면 많이 마시게 되기도 하지만 스트레스 자체도 간에 작용하니 두 배로 간을 버겁게 만든다.

술보다 스트레스가 간에 더 나쁜 작용을 한다. 손발톱과 모발도 간에 속한다. 뻗어 나가는 기운이 간이듯, 손발톱과 모발은 몸에서 쭉쭉 뻗어 나가는 조직이다. 심지어 사망하고 나서도 일정 시간 계속 자란다.

성기의 흥분도도 간 기능과 연관이 있다. 간의 기운이 좋으면 발기력도 좋다. 다음 편에서는 간 외에 나머지 오장, 심, 비, 폐, 신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박용환 하랑한의원 원장 hambakusm@hanmail.net

비트코인의 탄생과 정체를 파헤치는 세계 최초의 소설. 금~일 주말동안 매일 1회분 중앙일보 더,오래에서 연재합니다. 웹소설 비트코인 사이트 (http:www.joongang.co.kr/issueSeries/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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