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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폭력 난무한 대학 MT … 바꿀 때 됐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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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매년 끊이지 않고 되풀이되는 대학 신입생들의 MT 사고는 우리 대학 문화의 비뚤어진 현실을 반영해 주고 있는 듯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이번 사고는 최고 지성사회로 일컬어지며 진리를 탐구하는 상아탑에서 기강을 명분 삼아 후배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점에서 어처구니없다. 또 자유와 지성이 무엇보다 존중돼야 하는 대학사회에서 자유 의사가 존중받지 못하고, 선배가 후배에게 복종을 강요하는 것은 지성인을 자처하는 대학생으로서는 지극히 모순적 행동이다.

물론 모든 대학의 MT 문화가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직도 일부 대학의 MT에서 선배들이 신입생들에게 억지로 술을 먹이는 잘못된 관행은 시급히 개선돼야 할 과제다. 대학은 기강이나 규율.복종이 강요되는 병영이 아니고 자유 의지가 존중돼야 하는 상아탑이고 학문을 연구하는 곳이다. 선후배 사이의 돈독한 우정을 보존하면서 보다 지성적이고 이성적인 형태의 MT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재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