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687. 하지 말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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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아이들에게 무엇을 하지 못하게 할 때 흔히 "그것 먹지 말아." "길거리에서 놀지 말아라." "게임 많이 하지 말아라"처럼 '말아' '말아라' 형태를 쓰는데 이것은 맞춤법에 어긋난다.

한글 맞춤법은 어간이나 어미가 원칙에서 벗어나면 벗어나는 대로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어간 끝 받침 ㄹ은 '아' 앞에서 줄지 않는 게 원칙이지만 '말다'의 경우 명령형 어미인 '-아(라)'가 붙을 때는 ㄹ이 줄어든 형태가 굳어져 쓰인다고 본다. 그래서 "놀지 말아/놀지 말아라"가 아니라 "놀지 마/놀지 마라"로, "하지 말아/하지 말아라"가 아니라 "하지 마/하지 마라"로 적어야 한다. 그러나 '말다'가 '-(으)라'와 결합해 간접인용이나 문어체 명령형으로 쓰일 경우에는 "어머니께서 길거리에서 놀지 말라고 하셨다"(간접인용),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문어체 명령)처럼 ㄹ이 줄어들지 않은 형태가 사용된다.

김형식 기자

▶ 자료제공 : 중앙일보 어문연구소
▶ 홈페이지 : (https://www.joongang.co.kr/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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