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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수퍼 주총데이'…23일 549개 상장사 주총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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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는 주주총회 집중일을 피해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자 했으나, 결산 일정 및 원활한 주주총회 운영 준비를 위해 불가피하게 주주총회 집중일에 주주총회를 개최하게 됐습니다.’ 지난 7일 대한항공이 공시한 ‘주주총회 집중일 개최 사유 신고’ 내용이다. 대한항공은 오는 23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오는 28일 주총을 여는 DB금융투자는 “당사는 주주들의 원활한 참석을 위해 주주총회 자율분산 프로그램에 참여, 2018년 3월 28일 9시 주주총회 개최를 결정했습니다. 따라서, 주총 집중일 개최 사유 신고 의무가 없습니다”라고 공시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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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회사협의회가 발표한 올해 주주총회 집중 예상일은 3월 23일, 29일, 30일이다. 이 날짜를 피하지 못한 회사들은 최근 ‘주주총회 집중일 개최 사유 신고’를 공시했다. 대부분 이미 정한 날짜를 변경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상장회사협의회에서 주관하는 ‘주총분산 자율준수프로그램’에 참여했는지도 함께 적혀있다. 주총분산 자율분산 프로그램에 참여를 신청한 기업이 집중 예상일을 피해 주총을 열면 불성실 공시 벌점 감경 등 혜택을 준다. 그렇지 않은 회사는 의무적으로 사유를 신고해야 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결산상장법인 766개사가 3월 넷째주에 정기주총을 개최한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377곳, 신라젠 등 코스닥 상장사 379사의 주총이 이떄 몰린 주다. 특히 23일 금요일은 삼성전자, 우리은행, 대한항공, 롯데지주, GS건설, 오뚜기, 네이버 등등 549사의 주총이 몰린 '수퍼 주총 데이’다.  12월 결산상장법인 중 약 26%가 이날 주주총회를 연다.

금융당국은 지난 1월 태스크포스(TF)까지 열어 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 주관으로 주총일 분산을 유도했다. 특정일에 주총이 몰리면 여러 회사에 분산 투자한 소액주주들이 주총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효과는 미미했다. 올해 주총 집중 예상일 3일에 50% 넘게 몰렸다. 3일간 전체의 70%가 주총을 열었던 지난해보다는 나아졌지만 쏠림은 여전하다. 주총분산 자율분산 프로그램 참여율도 30%대에 그쳤다.

이현 기자 lee.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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