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자택을 나서자 1인 시위를 벌여 저지당한 여성은 민중민주당(옛 환수복지당) 당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이 전 대통령은 오전 9시 14분쯤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함께 차량에 탑승해 논현동 자택 앞 골목을 빠져나갔다.
그러자 1인 시위를 펼치던 민중민주당 당원은 이 전 대통령이 탄 차량에 대고 “이명박을 구속하고 비리 재산 환수하자” “이명박이 가져간 국민혈세 23조원을 돌려받자”고 소리쳐 경호원들에게 제지를 당했다.
민중민주당원은 168일째 교대로 1인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이들은 이 전 대통령 자택 앞에서 ‘이명박 구속!’ ‘4자방(4대강‧자원외교‧방산비리) 비리 재산 환수!’라고 쓰인 팻말을 들었다.
이날 시민이라고 밝힌 원영진(56)씨 등 2명은 “MB의 위법성과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것을 알리러 왔다”며 ‘감방 가기 딱 좋은 날’ ‘가훈이 정직-이명박 감방 가즈아’라는 글귀를 새긴 현수막을 펼쳐 검찰의 이 전 대통령 구속을 촉구했다.
자택 앞 학동로 큰길가에는 이명박 심판 범국민 행동 본부의 ‘이명박 구속 촉구’ 노숙 텐트가 설치됐다.
이날 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검찰에 출석할 때 수백 명의 지지자가 삼성동 자택에 몰려 태극기와 성조기 등을 들고 대규모 집회를 열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다만 이 전 대통령 측근인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과 안경률‧최병국 전 의원, 김대식 여의도 연구원장,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 등이 이 전 대통령 자택을 찾았다.
특히 자유한국당 김영우 의원은 취재진에게 “문재인 정부는 이 전 대통령을 포토라인에 세우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이 정권은 오늘 그 꿈을 이뤘다”며 “정치보복을 언급하지 않겠다. 이 같은 비극이 더 이상 일어나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