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필 연주회 집에서 즐긴다 … 단돈 10달러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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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로린 마젤이 이끄는 세계적 교향악단 뉴욕 필하모닉의 콘서트를 집에서 감상한다? 그것도 단 돈 10달러에? 꿈이 아니다. 뉴욕 타임스(NYT)는 27일 유니버설 뮤직 그룹의 클래식 음반사인 도이체 그라모폰과 데카 등이 뉴욕.런던.파리 등 10여 개 교향악단과 계약을 맺고 정기 콘서트를 디지털 다운로드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당장 28일부터 애플의 디지털 음악기기 '아이팟'의 음악 다운로드 사이트인 '아이튠스'를 통해 지난달 뉴욕 링컨센터에서 열린 뉴욕필하모닉의 모차르트 콘서트를 디지털 파일로 판매할 예정이다. 다음달 4일엔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의 '미니멀리스트 주크박스' 시리즈 전체도 서비스된다. 다운로드 가격은 10달러선.

음반시장이 전반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첨단 기술과는 상극일 것 같은 클래식 음반사도 디지털 음원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CD를 통하는 전통적인 배급방식만을 고집하다간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다.

음반시장 조사 전문기관인 닐슨 사운드스캔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만 3억5300만 곡이 디지털 형태로 배급됐다. 전년에 비해 150%나 늘어난 수치다. 이런 경향은 클래식 음반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2005년 클래식 CD 판매는 15% 감소했지만, 클래식 디지털 다운로드 시장은 94% 성장했다.

EMI 재즈&클래식 부문 책임자 톰 에버레드는 "클래식 음악을 디지털로 다운로드받을 수 있게 되면서, 일반 대중이 클래식을 접하기 쉬워졌다"며 "신기술이 클래식 음악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EMI는 올 여름 전설적인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의 오페라 컬렉션 전체를 다운로드 서비스할 계획이다.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위원회 회장인 바이올리니스트 피오나 시몬은 "CD의 영향력이 점차 소멸돼 간다"며 "디지털 다운로드 서비스가 클래식과 대중이 만나는 새로운 통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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