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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분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새 국회의 여야 구성비를 황금분할에 비유한 사람이 있었다. 『하늘이 내린것 같은 4당 분포』라는 것이다. 별로 실감은 안가지만 국회의장에 뽑힌 김재순의원의 재담이다.
원래 「황금분할」은 기원전 5세기 고대 그리스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바빌로니아 문화가 만들어 놓은 건축이나 예술작품은 일정한 구성비로 이루어져 있는데 바로 그 비율이 가장 아름다운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가령 사람의 몸매도 안정되고 아름답게 보이는 경우와 그렇지못한 경우가 있다. 사람몸통은 배꼽을 중심으로 아래와 위의 구성비율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가에 따라 미추를 달리한다. 스위스 출신의 건축가「르·코르뷔지에」는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 그 나름의 공식에 따라 창
작에 활용했다. 이탈리아의 수학자 「L·파치올리」는 그것을 하늘이 내려준 비율이라는 뜻으로 『신성비례』 라고도 했다.
그러나 황금분할의 극치는 기원전 50년대 작품인 밀로의 비너스상에서 나타나고 있다. 벌거벗은 모습을 하고 있는 이 조각은 여성의 몸매가 가장 아름다울수 있는 상태로 균형잡혀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실제로 그 비율을 수식으로 풀어 설명하기도 한다.
건축물의 경우는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에 있는 파르테논 신전을 황금분할의 모델로 친다.
그러나 황금비는 우리 가까운 생활속에도 많다. 담뱃갑의 모양이나 명함의 크기, 엽서등도 은연중 황금비율이 적용되고 있다. 우선 눈에 거슬리지 않고 자연스러워 보인다는 얘기다. 담뱃갑의 경우 특히 프랑스 사람들이 모양을 낸다고 길다랗게 만든경우도 있는데 어딘지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자연스럽게 보인다는데있다. 부자연스러우면 어떤 경우나 긴장이 따르고 갈등과 마찰이 있게 마련이다. 그것은 정치세계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여
당이 너무비대하면 4·19후 민주당정권이 그랬듯이 분열되고만다. 여당이 야당보다 작으면 의원내각제 아래서는 정권이 뒤집힌다.
우리나라는 지금 묘한 상촹에서 여소야대의 정치판이 되었다. 그것이 「황금분할」인지, 「모래분할」인지는 아직 누구도 모른다. 정치지도자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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