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하다보니 생긴 스킨십"…트로트계 유명 제작자 성폭행 폭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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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계에서 첫 미투가 나왔다. [중앙포토]

트로트계에서 첫 미투가 나왔다. [중앙포토]

트로트 히트곡 작사가 이모씨가 유명 제작자에게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했다고 8일 폭로했다. 트로트계의 첫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다.

SBS는 이날 작사가 이모씨가 2014년 유명 제작자 A씨와 함께 음반 작업을 하던 중 수차례 성추행을 당하고 사무실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A씨는 트로트 가수 출신으로 신인 가수의 음반을 잇달아 성공시킨 유명 제작자다.

이씨는 "제가 소파에 앉아서 TV를 보고 있는데 갑자기 저를 확 밀치고 상체를 더듬었다"며 이후 사무실에서 성폭행도 당했다고 고발했다. 이씨는A씨에게 곡을 받아야 하는 작곡가인만큼 사건 이후에도 일을 함께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사건 이후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다.

이씨는 4년간 참다가 최근 미투 운동을 보고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이씨는 "제가 이제는 망설일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40년 동안 작가 생활을 했는데 이게 끝난다 해도 (고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건 이후 이씨에게 "잠시 정신이 나갔나 본데 무식하게 행동한 거 반성한다"는 문자까지 보냈던 A씨는 최근 입장을 바꿨다. A씨는 SBS에 "처음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다가 나중에는 "합의 아래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피아노를 치면서 작업하다 보니 조그만 스킨십이 있고 이러다보니까. 이게 버릇일 수도 있다. 남자라는 게"라고 답했다. A씨는이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입장이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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