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없는 모래판…이만기 롱런 "예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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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부산=조이권기자】「모래판 3이」의 마지막 주자 이만기(25·현대)는 이승삼(27)을 3-l로 가볍게 제압, 8번째 천하장사 타이틀을 차지한 순간 기쁨보다는 쓸쓸함이 엿보였다. 이준희의 은퇴와 이봉걸의 부상으로 이만기의 천하장사등극은 예상된 결과였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 한라장사에 오른 털보 이승삼은 이만기의 마산중·마산상고·동아대 2년선배로 그동안 각종 대회때마다 이만기의 뒷바라지를 도맡아해온 둘도 없는 선배.
이만기가 손상주(일양약품)를 2-0으로, 그리고 이승삼이 황대웅(삼익가구)을 각각 2-1로 꺾고 결승에서 맞붙게되자 황경수 현대감독은 두선수를 격려했다.
『양보는 있을 수 없다. 실력대로 겨루어보라.』
『천하장사타이틀을 10번은 채우고 은퇴할 작정입니다. 앞으로 1년간 정상권은 가능합니다.』
예상을 뒤엎고 천하장사결승에까지 오른 이승삼은 『아무도 나를 주목하지 않았지만 천하장사에 대한 꿈을 한번도 버려본적이 없었다』면서 자신의 선전이 대견스러운 듯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동안 씨름선수가운데 이만기에게 2전전승을 기록한 유일한 선수는 이승삼뿐. 이는 84년 제9회 한라급과 85년11월 미주대회에서 이만기에게 모두 2-1로 승리했었다.
이만기는 이번대회 우승으로 지난2월 신정통일대회에 이어 올시즌 두차례 천하장사대회를 석권, 이준희·이봉걸의 퇴조와 함께 모래판독주를 예고했다.
그러나 황대융이 급성장하고 역도에서 씨름으로 전환, 6개월여만에 첫선을 보인 이민우(삼익가구)가 무서운 복병으로 그를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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