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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前 스파이 피격’ 러시아 개입 확인시 6월 월드컵 불참”

중앙일보

입력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전직 러시아 스파이의 독살 기도 의혹과 관련, 러시아가 개입한 것으로 확인되면 6월 러시아 월드컵에 불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 장관. [EPA=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 장관. [EPA=연합뉴스]

AP통신 등에 따르면, 존슨 외무장관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이번 사건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존슨 장관은 “솔즈베리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아직 정확히 알지 못한다”면서도 “만약 보이는 것처럼 나쁘다면, 이번 일은 러시아 책임 하에 발생한 또 다른 범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영국은 이번 사건을 지역 경찰이 아닌 대테러 전담 조직이 맡아 조사하고 있다. 런던경찰청은 이날 “특이한 상황”을 고려해 대테러팀이 수사를 이끌고 있다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 4일 전 러시아군 정보총국(GRU) 대령 출신인 세르게이 스크리팔(66)과 그의 딸 율리아 스크리팔(33)이 영국의 솔즈베리 한 쇼핑센터 벤치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이들은 별다른 특이사항 없이 피트니스센터를 함께 거닐다가 알 수 없는 물질에 노출돼 쓰러졌다.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BBC에 따르면 스크리팔의 아내와 아들, 그의 형도 모두 최근 2년 새 숨졌다.

스크리팔은 2006년 영국 해외담당 정보기관인 비밀정보국(MI6)에 러시아 정보기관 인물들의 신분을 넘긴 뒤 반역죄로 13년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2010년 미국과 러시아의 첫 대규모 스파이 맞교환 때 풀려나 영국으로 넘어왔다.

이번 사건은 2006년 알렉산더 리트비넨코 독살 사건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리트비넨코는 전직 러시아 국가보안위원회(KGB) 소속 요원으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했다가 영국으로 망명한 뒤 방사성 물질 폴로늄 210에 중독돼 숨졌다.

당시 영국 당국의 조사결과 러시아 비밀 요원이 리트비넨코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나 푸틴 대통령이 승인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러시아는 그러나 이번 사건의 연루 의혹을 부인하며 영국이 수사 협조를 요청한다면 응하겠다고 밝혔다. 디미트리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비극적 상황”이라면서도 “러시아는 이번 사건 관련해 아무런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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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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