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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차기 경쟁…포퓰리즘 총리냐, 극우 총리냐

중앙일보

입력

차기 이탈리아 총리 자리를 놓고 오성운동의 루이지 디 마이오 대표와 극우 동맹당 마테오 살비니 대표가 샅바 싸움을 벌이고 있다. 포퓰리즘 총리냐 극우 총리냐의 경쟁 구도다.

31살 오성운동 디 마이오 대표 "전국 정당은 우리 뿐" #웨이터 알바하던 대학 중퇴생서 역대 최연소 총리 물망 #최다 득표 우파연합은 살비니 동맹당 대표 후보로 합의 #북부독립파 살비니 반이민, 반EU로 선회해 약진 #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오성운동 대표 [EPA=연합뉴스]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오성운동 대표 [EPA=연합뉴스]

 역대 최연소 총리를 노리는 31살 디 마이오는 6년 전만 해도 나폴리대에서 법학을 전공하던 평범한 젊은이였다. 남부 도시 포밀리아노 다르코에서 태어난 그는 학비를 벌기 위해 웹 디자이너 겸 관리자 일을 병행하거나 웨이터와 축구장 안내원, 건설 노동일까지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했다. 대학을 중퇴하고 2013년 총선에 뛰어들어 오성운동이 배출한 160여 명의 젊은 의원에 포함됐다.

 뛰어난 소통 능력과 정장 차림을 즐기는 말끔한 외모, 친화력을 겸비한 그는 만 26세에 최연소 하원 부의장으로 선출되면서 차기 당 지도부 자리를 예약했다. 치안과 이민 정책에선 강경 보수 노선을 견지하면서도 유로존 탈퇴 국민투표 공약을 철회하는 등 집권을 위해 온건 노선을 수용했다. 총선 직후 그는 “전국 정당은 오성운동이 유일하다. 모든 정치세력에 대화의 문을 열겠다”며 집권 연정 구성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총선에서 최다 득표(37%)를 올린 우파연합에 속한 동맹당의 살비니 대표는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우파연합이 집권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며 오성운동을 견제했다. 동맹당은 이번 총선에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의 전진이탈리아당(FI)보다 높은 득표율을 보였다. 베를루스코니는 살비니 대표와 만나 그를 총리 후보로 밀기로 합의했다.

마테오 살비니 극우 동맹당 대표 [EPA=연합뉴스]

마테오 살비니 극우 동맹당 대표 [EPA=연합뉴스]

 1973년 밀라노에서 태어난 살비니는 17살에 북부동맹에 합류해 분리독립 운동에 참여하면서 남부 이탈리아인을 “게으른 기생충"이라고 불렀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북부동맹의 이름을 ‘동맹당'으로 세탁하면서 타깃을 이민자로 돌렸다. ‘이탈리아 퍼스트'를 외치며 이슬람교와 이민자의 침략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반유럽연합(EU)과 동성애 반대 등에 목소리를 높여왔다.

 새 선거법에 따라 총선에서 단독 과반 정당이 나오지 않으면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이 집권 연성 구성에 나설 정당을 정하게 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우파연합은 조만간 마타렐라 대통령을 찾아가 살비니 대표에게 그 권한을 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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