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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옹성」중공탁구 정말 흔들리는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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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중공탁구의 정확한 위상은 무엇인가. 영고성쇠의 승리에 따라 서서히 몰락의 길에 접어든 「쇠퇴기」인가, 아니면 정작 중요한 서울올림픽을 겨냥한 「준비기」인가.
제9회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를 통해 극명하게 드러난 중공탁구의 부진을 놓고 국내탁구관계자들이 원인분석에 골몰하고 있다.
이 대회에서 중공탁구는 20년이 넘도록 세계를 지배해온 절대 강호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여자단체전에서는 무기력한 경기끝에 한국에 완패했고, 여자복식에서는 대만·일본등 몇 수 아래의 팀들에 속수무책이었는가 하면 혼합복식에서도 유남규-현정화조에 20분만에 하프스코어로 패하는 등 이변을 낳았다.
몇몇 관계자들은 이같은 현상을 놓고 지난1월 유로-아시아토너먼트에서 유럽세가 득세한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중공탁구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 이유로는 ▲탁구는 원천적으로 회전(드라이브)을 생명으로 하고 있어 스피드(속공)에 의한 기술에는 한계가 있으며▲중공선수들이 탤런트기질을 보이고 얼굴성형수술을 받는가하면 담배를 즐겨 피우는등 정신자세가 흐트러졌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관계자들은 『절대로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다.
최국원협회이사는 『중공은 청년 사라예보대회에서 한국에 패한뒤 즉각 「게신아이」(갈신애)를 앞세운 이질러버공격으로 정상을 되찾았고, 79년 평양대회에서 헝가리에 일격을 맞은위 스카이서브와 왼손셰이크핸드전형을 등장시켜 다시 정상을 탈환했다』고 지적하고 『비록 현재는 부진하다해도 중공탁구는 무언가를 준비중에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도천한일은행감독은 『중공탁구는 대회의 비중에 따라 임전태세가 달라진다는 것을 알아야한다』며 『중공이 여자단체전 한국과의 경기에서 지난86아시안게임때 한국에 패한 선수(하지려·대려려)를 그대로 기용한 것은 승부를 떠나 한국에 대한 이들의 실력을 다시 테스트, 서울올림픽전략에 참고하려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리사 여자팀감독은 『중공의 저력을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며 『선수들의 만심을 경계하고 중공탁구를 연구하는데 소홀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김동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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