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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수원교구 “사제 성폭력, 피해 자매님과 교구민에 사죄”

중앙일보

입력

천주교 수원교구 소속 신부가 신자에 성폭행을 시도했다는 폭로와 관련해 이용훈 주교가 홈페이지를 통해 피해 신도와 교구민에 사과했다. [사진 천주교 수원교구 홈페이지]

천주교 수원교구 소속 신부가 신자에 성폭행을 시도했다는 폭로와 관련해 이용훈 주교가 홈페이지를 통해 피해 신도와 교구민에 사과했다. [사진 천주교 수원교구 홈페이지]

천주교 신부의 성폭력 폭로와 관련해 해당 신부가 속한 천주교 수원교구 이용훈 주교가 신자들에 사죄했다.

25일 천주교 수원교구는 이날 이 주교 명의로 ‘수원 교구민에게 보내는 교구장 특별 사목 서한’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이 주교는 서한에서 “교구장으로 사제단을 잘 이끌지 못한 부덕의 소치로 이러한 사태가 벌어져 그동안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온 피해 자매님과 가족들 그리고 교구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많은 여성이 성폭력 피해 사실을 용기있게 고발함으로써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부도덕한 행위가 밝혀지고 있는데, 이러한 그릇된 행위는 교회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며 “잘못을 반성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그릇된 것들을 바로 잡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주교는 “교구는 여성 인권과 품위를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고, 그에 걸맞은 합당한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해 모든 사제가 이 교육에 의무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며 올바른 사제상을 재정립하고 사제단의 쇄신을 위해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한 여성 신자는 7년 전 수원교구의 한 모 신부로부터 아프리카 남수단 선교 봉사활동 당시 자신을 성폭행하고 감금했다며 언론을 통해 폭로했다.

이에 수원교구는 해당 신부로부터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정직 처분을 내렸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수원 교구민에게 보내는 교구장 특별 사목 서한

친애하는 수원교구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십자가상의 죽음을 묵상하는 이 거룩한 시기에 교구 사제의 성추문으로 인한 언론보도를 접하고 수원교구와 한국천주교회, 그리고 많은 국민들이 큰 충격 속에 휩싸여 있습니다.

먼저 교구장으로서 사제단을 잘 이끌지 못한 부덕의 소치로 이러한 사태가 벌어져 그동안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오신 피해 자매님과 가족들, 그리고 교구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최근 국내외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인권과 존엄에 심각한 훼손을 일으킨 성폭력 피해 사실을 용기 있게 고발함으로써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여성에 대한 부도덕한 행위가 밝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박혀 있는 남성 중심의 사고방식에 맞서, 여성에 대한 그릇된 사회의식을 바로잡고자 용기를 낸 것입니다. 여성의 존엄과 하느님께서 선사하신 고귀한 여성의 품위를 파괴하는 이러한 그릇된 행위는 교회에서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우리 교구는 이번 일을 거울삼아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그릇된 것들을 바로 잡아 나아갈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교수는 여성 인권과 품위를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고 그에 걸맞은 합당한 교육프로그램을 강화하며 모든 사제들이 이 교육에 의무적으로 참여하도록 할 것입니다.우리 교구 사제단은 공동 연대 책임을 지고 함께 회개하며 올바른 사제상을 재정립하고 사제단 의 쇄신을 위해 온 힘을 기울일 것입니다.

교구와 사제단이 본연의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교구민 여러분께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친애하는 수원교구 형제자매 여러분,
어려움 중에 있는 피해 자매님과 가족들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그리고 여성들이 존중받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평화의 모후이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2018년 2월 25일

사순 제2주일

수원교구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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