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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희기자의 별별마켓 랭킹]2030은 BMW, 4050은 렉서스, 6070은 벤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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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를 누르면 지난 '별별 마켓 랭킹 이건 몇등이니'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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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외제차'가 공식 경로를 통해 국내에 처음 들어온 건 1987년입니다. 화교 자본이 설립한 한성자동차가 이 해에 공식 딜러를 열고, 벤츠 10대를 들여와 판매하면서 국내에서도 수입차 역사가 시작됐지요.

연령대와 차종별 판매랭킹 살펴보니 #20대는 BMW 320 d, 30대는 520 d #6070은 중후한 벤츠 E300 4MATIC 1위 #젊은층 선호 1위 차, 장년층선 톱5에 못들어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차 가운데 35%는 법인이 구입합니다. 지난해 약 23만 대가 팔렸으니, 개인들이 구매한 건 약 15만 대쯤 되는 셈이지요.

수입차도 앙증맞은 경차부터 중후한 럭셔리 세단까지 세그먼트가 다양합니다.

국내 개인 고객들은 연령대별로 어떤 차량을 선호할까요.

본지는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와 함께 연령대별 '베스트5' 차량을 뽑아봤습니다. 국내에서 팔리는 수입차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두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 60%를 넘기 때문에 브랜드별이 아니라 구체적인 차종별로 판매 순위를 나눠봤습니다.

그 결과 흥미로운 현상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20대에서는 BMW 320 D가, 30대는 BMW 520 D가 판매 1위를 기록했습니다. 40대와 50대에서는 렉서스 ES 300 H가 모두 1위를 차지했습니다. 60대와 70대에서는 메르세데스 벤츠 E 300 4MATIC이 모두 1위였습니다. 2030은 BMW, 4050은 렉서스, 6070은 메르세데스-벤츠를 선호한 현상이 뚜렷했습니다.

30대가 가장 많이 구입한 BMW 520 d. [사진 BMW코리아]

30대가 가장 많이 구입한 BMW 520 d. [사진 BMW코리아]

흥미로운 점은 4050에서 1위를 차지한 렉서스 ES 300 H는 2030에선 5위권 내에 아예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2030에서 1위였던 BMW 320 D와 520 D는 50대 이후 세대에서는 5위 내에 들지 못했습니다.

BMW코리아 박혜영 이사는 "BMW는 다이나믹하면서 스포츠 세단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젊은 층에게 어필하는 측면이 있다. 5시리즈의 반자율주행 같은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선제적으로 적용해 젊은 얼리 어댑터들이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수입자동차협회 관계자는 "4050 세대는 가족들이 차기 좋은 고급차로 렉서스를,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6070세대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면서도 중후한 맛이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 E 300 4MATIC을 선호한 것"으로 분석했다.

40대와 50대가 가장 많이 구입한 렉서스 ES 300 h. [사진 렉서스코리아]

40대와 50대가 가장 많이 구입한 렉서스 ES 300 h. [사진 렉서스코리아]

그럼 어떤 연령대에서 수입차를 가장 많이 샀을까요. 지난해 신규로 등록한 수입차의 차주는 30대가 23.3%로 가장 많았습니다. 법인고객 35%를 빼고 나면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이어 40대가 19.6%, 50대가 11.5%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30대의 수입차 구매율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다는 건, 자신의 첫차로 국산이 아닌 외산 브랜드를 선호하는 숫자가 많다는 의미입니다. 국산 브랜드들이 긴장해야 할 대목입니다.

6070 세대들이 가장 선호호 수입차인 메르세데스-벤츠 E300 4MATIC. [사진 벤츠코리아]

6070 세대들이 가장 선호호 수입차인 메르세데스-벤츠 E300 4MATIC. [사진 벤츠코리아]

수입차는 87년 첫 수입 후 시장 점유율 1%를 넘기기까지 무려 16년이 걸렸습니다. 2002년에야 1.3%를 돌파했으니까요. '사치품'이라는 편견과 '국산애용'이라는 분위기 속에서 힘겹게 시장 점유율을 넓혀왔지요. 그리고 또 16년이 되는 해가 바로 지난해였습니다. 지난해 수입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15.2%였습니다. 수입차 업계는 올해 연비 조작 문제로 퇴출당했던 아우디·폭스바겐이 판매를 재개하고,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포함해 다양한 신차가 선보이면서 25만 대까지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수입차의 도전과 국산차의 응전을 지켜보기에 흥미로운 한해가 될 듯합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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