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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칙금만 물렸던 스토킹 범죄, 징역형 가능해진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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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숙진 여성가족부 차관(왼쪽)이 22일 ‘스토킹·데이트 폭력 피해 방지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이숙진 여성가족부 차관(왼쪽)이 22일 ‘스토킹·데이트 폭력 피해 방지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상대방(이성)을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이른바 ‘스토킹’ 행위에 대해 정부가 징역형까지 가능하도록 형벌 기준을 높이기로 했다. 그간 스토킹은 성폭행·감금·살인 등 강력범죄로 이어진다는 비판에도 법적 근거가 미비해 경범죄처벌법(지속적 괴롭힘)에 따른 범칙금 수준의 처벌만 이뤄져 왔다.

불안·공포 주는 상습적 행위 대상 #정부, 데이트폭력 형량도 높이기로

22일 정부는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 현안 조정 점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스토킹·데이트 폭력 피해 방지 종합대책’을 확정했다.

국무회의 의결안에 따르면 정부는 이른바 ‘스토킹처벌법’(가칭)을 제정, 상대방의 뜻에 반해 따라다니거나 집 앞을 서성이는 행위에 대한 처벌을 징역·벌금으로 강화한다.

조상철 법무부 기조실장은 “스토킹 행위의 기준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면서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적으로 불안과 공포를 주는 행위 등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발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스토킹 범죄의 경우 법원이 피해자에 대한 100m 이내의 접근 금지, 통신 금지 등 잠정조치를 할 수 있게 했다. 위반 시에는 형사처벌도 가능하게 했다.

연인 사이의 폭력(일명 ‘데이트 폭력’)에는 현재 폭행·상해죄를 적용해 처벌하는 검찰의 사건 처리 기준을 고쳐 지금보다 더 높은 형량을 구형하기로 했다. 또 성범죄 가해자에게 퇴거, 접근 금지 등을 명령할 수 있는 가정폭력처벌법상 임시조치 대상의 범위를 현재 혼인 단계에서 ‘동거 관계’까지 넓히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스토킹 범죄에 대한 경찰의 초동조치 역시 강화한다. 112 신고 시스템상 별도 코드를 부여하는 등 스토킹·데이트 폭력에 대한 경찰의 현장 대응력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한 데 따른 것이다. 경찰이 스토킹 범죄 현장에 출동하면 일단 가해자와 피해자를 격리한 뒤 사건의 경중을 불문하고 가해자를 상대로 ‘서면경고장’을 배부할 계획이다.

법무부·경찰뿐 아니라 여성가족부도 ‘1366 긴급피난처’를 통해 최장 1개월까지 스토킹 또는 데이트 폭력 피해자를 보호하는 일시 보호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여가부는 최근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발하는 미투(#MeToo) 운동과 관련해 다음주 초 관련 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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