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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사살해야""천안함 유족 마음 찢어져" 한국당 거센 반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자유한국당은 북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22일 “김영철의 방한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자유한국당은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평창올림픽 폐막식에 참가하는 것에 반대하는 긴급 의원총회가 22일 오후 국회에서 열렸다. 김성태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태극기를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자유한국당은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평창올림픽 폐막식에 참가하는 것에 반대하는 긴급 의원총회가 22일 오후 국회에서 열렸다. 김성태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태극기를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한국당은 이날 긴급 의원총회를 연 뒤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당은 “김영철은 대남 정찰총국 책임자로서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목함지뢰 도발을 주도한 자”라고 밝히고 4가지 사항을 성명서에 담았다. ▶김영철이 우리땅을 밟는 일은 대한민국과 5000만 국민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영철 방한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 ▶국회 운영위ㆍ국방위ㆍ외통위ㆍ정보위 등 긴급 상임위 소집 ▶한국당은 자유대한민국을 지키는 일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긴급체포나 사살 대상" 

김성태 원내대표는 “위와 같은 요청에도 불구하고 김영철이 한국당을 밟는다면 긴급 체포를 하거나 사살시켜야 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23일 청와대를 긴급 방문해 김영철이 자유 대한민국의 땅을 밟아서는 안 된다는 명확한 입장을 전달하고 폐막식 참석을 불허할 것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식 요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문 대통령의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 특단의 국민적 대책을 갖고 대응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날 의총에서는 국회 상임위 거부 등 국회 보이콧을 해야 한다는 강경 주장도 나왔다고 한다.

한국당은 이날 개헌과 관련된 의총을 하던 중 김 부위원장이 북한의 고위급 대표단으로 방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개헌 논의를 중단하고 김 부위원장 방한과 관련된 의총으로 전환했다.
의총 사회를 맡은 이철규 의원이 김 부위원장을 “천안함 폭침의 공범”이라고 하자 주변 의원들이 ‘주범’, ‘살인범’ 등의 소리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우리 장병 목숨 앗아간 철천지원수"

김 원내대표는 “이 정권이 아무리 북한에 목을 매는 정권이라고 하더라도 가릴 것은 가려야 한다”며 “생때같은 우리 장병 46명(2010년 4월 천안함 사건 희생자)의 목숨을 앗아간 철천지원수가, 또 미국과 한국 정부가 독자적 제재 대상으로 삼는 그 장본인이 대한민국 땅을 밟게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통일부의 업무보고를 받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도 파행했다. 위원장인 심재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부 입장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다.

"대화 해야" vs "외통위원장 그만 두라" 

심 위원장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온다는 것이 논란이 되는 듯한데 전쟁 중 전쟁 당사자 간에도 대화할 수 있고 심지어 인질범과도 대화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비핵화가 전제돼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고 부단한 대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양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영철의 방문에 대해 여야 간 의견차가 크고 국론 분열이 일어나는데 원활한 회의 진행을 위해서라면 여야의 격차를 줄이고 야당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정부를 채근하는 것이 여당 소속 위원장의 업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주영 의원은 "위원장은 편파 발언을 해선 안된다"고 했고, 윤영석 의원은 "그런 말씀을 하려면 위원장을 그만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 의원들의 항의가 이어지면서 외통위는 정회됐다.

"김영철 참석 안돼" 국민청원도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김 부위원장 방남 반대'와 관련한 국민청원이 수십 건 등록됐다. '천안함 폭침의 주범 김영철의 폐막식 참석을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거부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에는 "북한이 아직도 천안함 폭침에 대한 어떤 책임 인정과 사과 의지도 보이지 않는 상황 속 김영철이 우리 대통령 및 정부 관계자들과 나란히 있는 모습, 나아가 김여정 제1부부장이 받았던 형태의 의전과 환대를 받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조국을 지키다 산화한 천안함 유족들의 마음은 찢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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