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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 바꿨는데 전기료 3분의 1 줄어” 에너지절약왕의 비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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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가정 에너지 절약왕’으로 뽑힌 김수남씨는 설거지를 할 때 흐르는 물을 쓰지 않는다. [사진 김수남]

‘2017년 가정 에너지 절약왕’으로 뽑힌 김수남씨는 설거지를 할 때 흐르는 물을 쓰지 않는다. [사진 김수남]

경기도 안산시 사이동의 한 아파트. 집 안은 얼핏 보기엔 보통 가정집과 다르지 않았지만, 여기저기에서 색다른 물건들이 눈에 띄었다. 베란다 밖에는 태양광 집열판이 설치돼 있고, 화장실 세면대에는 대야가 놓여 있었다. “세수하거나 손을 씻고 나서 물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으려고요. 그대로 뒀다가 청소할 때 허드렛물로 쓰곤 하죠.” 집주인인 김수남(66) 씨가 집 안 구석구석에 숨은 절약 노하우를 설명했다. 그는 최근 안산시와 안산에너지절약마을 추진협의회가 뽑은 ‘2017년 가정 에너지 절약왕’에 선정됐다.

물을 재활용하기 위해 화장실 세면대에 대야가 놓여 있다. [사진 김수남]

물을 재활용하기 위해 화장실 세면대에 대야가 놓여 있다. [사진 김수남]

10여년 전에 초등학교 교사를 그만두고 평범한 주부로 살아온 김 씨가 본격적으로 에너지 절약에 도전하기 시작한 건 2013년부터다. 단순히 돈을 아끼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과거에는 열심히 일한 만큼 열심히 쓰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도 마구 쓰고, 버리면서 살았죠. 그런데 어느 날 환경을 망가뜨리는 중심에 내가 서 있었다는 걸 깨닫고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김 씨는 이후 물과 전기 등 에너지를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고,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을 하나씩 시도해 나갔다.

“수도꼭지는 항상 찬물로 잠가”

김수남씨는 "전기밥솥을 2인용으로 바꾸면서 전기료를 아꼈다"고 말했다. [사진 김수남]

김수남씨는 "전기밥솥을 2인용으로 바꾸면서 전기료를 아꼈다"고 말했다. [사진 김수남]

김 씨는 특히 전기밥솥을 2인용으로 바꾸면서 전기료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했다. “하루 세끼 먹을 밥을 한 번에 하다 보니 보온을 하는 데 들어가는 전기가 만만치 않았어요. 그런데 여행 중에 산 2인용 밥솥으로 바꾼 뒤부터는 보온 기능을 안 썼고, 그 뒤 전기료가 바로 3분의 1이 줄더라고요.” 모든 전기제품을 켜고 끌 수 있는 멀티탭으로 연결해 대기전력을 ‘0’으로 만드는 것도 전기를 아끼기 위한 김 씨만의 노하우다.

물을 쓸 때도 김 씨는 꼭 지키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설거지는 흐르는 물에 하지 않는다. 대신, 쌀뜨물로 한 번 씻은 뒤에 물을 받아 헹군다. 샤워기 사용은 자제하고, 수도꼭지를 쓰고 나서는 항상 찬물 쪽으로 잠가둔다. 그는 “뜨거운 물 쪽에다 두면 보일러가 물을 데우기 위해 에너지를 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남편이 처음에는 ‘이렇게까지 해야겠느냐’며 불편해했지만, 이제는 든든한 조력자가 됐다”며 웃었다.

그는 “앞으로도 에너지를 아낄 수 있는 소소한 방법들을 생활 속에서 실천해보고, 가급적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에너지를 아낄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소개했다.

끓인 물은 보온주전자에 보관

에너지 절약왕 김수남씨의 에너지 절약 실천 사례. [사진 김수남]

에너지 절약왕 김수남씨의 에너지 절약 실천 사례. [사진 김수남]

커피포트에 물을 끓이고 난 뒤, 남은 물은 항상 보온주전자에 옮겨 담는다. 그러면 24시간 동안은 온기가 유지되기 때문에 차를 우려먹거나, 따뜻한 물이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다.

냉동실을 얼음팩으로 채우자

 에너지 절약왕 김수남씨의 에너지 절약 실천 사례. [사진 김수남]

에너지 절약왕 김수남씨의 에너지 절약 실천 사례. [사진 김수남]

냉동실은 가급적 빈 곳 없이 가득 채워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남는 공간을 얼음팩으로 채운다. 또, 얼린 얼음팩을 김치냉장고 안에 넣어 김치와 반찬의 신선도와 효율성을 높인다. 냉장실은 70% 정도만 채우고, 문 여닫는 횟수를 최대한 줄인다.

꺼진 전기레인지도 다시 쓰자

 에너지 절약왕 김수남씨의 에너지 절약 실천 사례. [사진 김수남]

에너지 절약왕 김수남씨의 에너지 절약 실천 사례. [사진 김수남]

전기레인지는 전기 소모량이 많기 때문에 최대한 아껴서 써야 한다. 사용 후에 전기레인지에 남은 열을 이용해 소량의 음식이나 국물, 한약 등을 데울 수 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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