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빈 "두쿠르스는 여전히 우상...다음은 세계선수권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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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실에서 (두쿠르스가) 망연자실한 모습을 보고 마음에 안 좋았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이 21일 오전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리조트 내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이 21일 오전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리조트 내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상이자 영웅,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었던 '스켈레톤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를 보며 윤성빈은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사상 처음 올림픽 썰매 종목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스켈레톤 국가대표 윤성빈이 21일 평창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그는 "정말 모두가 원하는 꿈, 한 치의 오차 없이 같은 목표를 갖고 같이 뛴 팀이 있었기에 (우승이) 가능했다"면서 팀과 동료에게 공을 돌렸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이 21일 오전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리조트 내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메달을 깨무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뉴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윤성빈이 21일 오전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 리조트 내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메달을 깨무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성빈은 회견에서 경기 후 두쿠르스와 나눴던 뒷얘기를 전했다. 윤성빈은 "내가 금메달을 따길 바랐지만, 그(두쿠르스)도 메달 하나는 갖길 바랐다"며 "그가 대기실까지 찾아와 축하해줬지만, 맘이 안 좋았다. 그 선수는 워낙 '대인배'이고, 내게 '이 상황을 즐기라'고 얘기해줬다"고 전했다. 두쿠르스는 1~4차 레이스 합계 3분22초31로 4위에 그치면서 메달권에서 비껴갔다. 세계선수권 우승 5회, 유럽선수권 우승 9회에 빛나는 그지만, 또 한 번 눈앞에서 올림픽 메달을 놓쳤다.

6일 강원도 평창군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3차 경기에서 대한민국 남자 스켈레톤 대표 윤성빈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강원도 평창군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3차 경기에서 대한민국 남자 스켈레톤 대표 윤성빈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성빈은 선수 생활에 관한 앞으로의 각오도 밝혔다. 그는 "선수 생명은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 종목(스켈레톤)은 관리만 잘하면 (선수 생활을) 오래 할 수 있다고 본다"며 "열심히 잘하고 싶고, 앞으로 10년은 더 할 수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큰 산 정상에 오른 그는, 새로운 목표를 향한 투지도 내보였다. 그는 "이전까지 목표는 당연히 올림픽이었다. 올림픽에서는 이제 목표를 이뤄냈지만, 아직 (스켈레톤에서는)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뒤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딴 선수가 없다"며 "다음은 세계선수권에 집중해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자신 있다. 내년만 본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남자 스켈레톤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윤성빈이 16일 강원도 평창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자 스켈레톤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윤성빈이 16일 강원도 평창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성빈은 "올림픽을 계기로 우리나라 겨울 스포츠 선수들을 (세계와 국민에게) 많이 알릴 수 있었다. 모든 선수가 이번 올림픽만 보고 달렸는데, 그 기량을 우리나라에서 맘껏 펼칠 좋은 기회였다"는 말로 회견을 끝맺음했다.

강릉=여성국 기자 yu.sungk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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