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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택 구속수사하라”…靑 국민청원으로 번진 성추행 파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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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택 연극연출가가 19일 자신의 성추행 파문에 대해 공개로 사과했지만, 진정성 없는 '면피성' 사과였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그를 향한 국민의 분노는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번졌다.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명륜동 극장 30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명륜동 극장 30스튜디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 연출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피해를 본 당사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법적 책임을 포함해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성폭행 주장에 대해서는 성관계가 있었음은 인정하나 강제성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 연출가의 이 같은 태도는 '법적으로 책임을 피하기 위한 발언'이라는 지적과 함께 추가 폭로로 확산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참석했던 피해자들과 극단 대표, 연출가들은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를 하는 기자회견이었다" "성폭행이 뭔지 개념이 서지 않은 사과였다"고 지적했다.

배우 김지현씨는 기자회견 후 자신의 SNS를 통해 이 연출가의 성폭행으로 인해 임신·낙태까지 했던 사실을 폭로하기도 했다.

김씨는 "양심이 있다면 모든 죄를 인정하고 용서를 빌 것이라고, 그래서 내가 받은 상처도 치유될 수 있을지 모른다고 작은 희망을 가졌다. 하지만 변함이 없었다. 성폭행 부분에서 강제성이 없었다는 말에 나는 기자회견을 뛰쳐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분노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국민은 이 연출가에 대한 조사와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리고 있다.

이 중 지난 17일 올라온 '연극인 이윤택씨의 상습 성폭행, 성폭력 피의사실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조사, 구속 수사를 촉구한다'는 청원은 20일 오전 6시 현재 3만6609명이 동참했다.

해당 청원 글 게시자는 "(이윤택 감독은)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고) 숨어버릴 게 아니라 앞에 나서서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그에 응당한 책임, 조사, 처벌, 배상을 지셔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이 한 번의 이벤트로 소용(이용)된 채 덮이고 잊어버리는 해프닝이 아니라 어쩌면 이미 연극계 전체에 만연해있을지도 모를, 예술이란 미명, 폭력적 위계 아래 자행됐던 부조리와 불합리를 찾아 밝혀내고 끊임없는 반성과 성찰의 계기가 되는 신호탄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소망한다"고 밝혔다.

글 게시자는 이 연출가의 상습 성폭행 성폭력 피의 사실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조사, 구속수사, 관련 연극단체 책임자의 방임, 방조, 공조, 공모 등에 대한 전수조사, 가해자 및 관련 책임자에 대한 처벌과 피해자에 대한 손배상을 촉구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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