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연구진, 인간‧양 세포 섞은 ‘하이브리드 배아’ 생성…이종연구에 새 활력

미국과 일본 연구진이 인간과 양의 유전형질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배아가 만들어졌다. 이는 가축의 몸안에서 인간 장기를 키워 이식하려는전 단계로 평가된다. [중앙포토]

인간과 양의 유전형질이 결합된 ‘하이브리드’(Hybrid) 배아가 만들어졌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이는 가축의 몸안에서 인간 장기를 키워 이식하려는 전 단계로 평가된다.

19일 FT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 연구팀은 줄기세포와 게놈 편집기술을 동원해 인간 세포를 갓 생성된 양과 염소의 배아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인간과 양의 세포를 동시에 결합한 ‘키메라’(Chimera) 배아 개발에 3주가 소요됐다고 밝혔다. 연구는 미국과학진흥협회(AAS) 세미나에서 발표됐다.

연구팀을 이끈 도쿄대 히로 나카우치(Hiro Nakauchi) 박사는 앞서 쥐 췌장을 지닌 생쥐와 생쥐 췌장을 지닌 쥐를 키웠다.

이 과정에서 히로 박사는 쥐에서 성장한 생쥐 췌장에서 채취한 세포를 당뇨병에 걸린 생쥐에 이식하면 거부반응 없이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는 충분한 인슐린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Financial Times 2월 18일 온라인판 갈무리]

히로 박사는 “다음 단계는 몸집이 큰 동물에게 적용하는 것”이었다며 “일본에서는 이런 실험이 금지돼 있어 스탠퍼드대 연구팀과 실험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에게 안전하게 적용될 수 있는 키메라 이식 기술 개발에는 수년이 걸린다”면서도“모든 것은 빨리 변한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히로 박사와 공동연구를 진행한 데이비스 캘리포니아 대학의 파블로 로스(Pablo Ross) 박사는 설치류를 대상으로 한 히로 박사의 실험 결과 “다른 종에서도 장기를 자라나게 할 수 있고, 거부반응 없이 병을 치료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로스 박사는 “이식용 장기가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고려해, 이를 인간에게도 적용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돼지에서 심장이나 신장 등 장기를 만들어 인간에 이식하는 ‘이종(異種)이식’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종이식은 유전적으로 인간 면역체계에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조작된 돼지의 장기를 생산한다는 아이디어에 기초한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