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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는 평창만 보고 달렸다, 다음은?

중앙일보

입력

이상화가 18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뒤 태극기를 들고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화가 18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뒤 태극기를 들고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빙속 여제'의 질주는 은메달로 마무리됐다. "평찬만 보고 달렸다"던 이상화(29·스포츠토토)는 4년 뒤 베이징 올림픽 도전에 대해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네 번의 올림픽에서 네 번의 눈물을 흘린 이상화의 다섯 번째 눈물도 볼 수 있을까.

이상화의 첫 번째 올림픽은 2006년 토리노 대회였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이상화는 5위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지만 눈물을 쏟아냈다. 내심 메달을 따내겠다는 욕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4년 뒤 이상화는 또 울었다. 이번엔 기쁨의 눈물이었다. 세계기록 보유자인 예니 볼프(독일)를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큰 환영을 받으며 돌아온 이상화는 "4년 뒤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무릎 부상을 안은 채 달리는 것이 고통스러워서였다.

소치 올림픽 여자 500m에서 우승한 이상화가 메달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눈물을 훔치고 있다. [뉴스1]

소치 올림픽 여자 500m에서 우승한 이상화가 메달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눈물을 훔치고 있다. [뉴스1]

이상화는 이승훈·모태범과 함께 2011년 7월 남아공 더반 IOC 총회에 참석해 유치전을 도왔다. 평창올림픽 개최가 결정된 뒤 공항에서 만난 이상화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7년이라는 긴 시간이 남아 있어 뭐라고 말씀드리기가 어렵다. 현재로서는 다음 올림픽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소치만 바라보며 내달린 이상화는 두 번째 금메달까지 따낸 뒤 또다시 눈시울을 붉혔다. 시상식에서 애국가가 흐르는 내내 눈물을 흘렸다.

소치올림픽에서 2연패에 성공한 이상화는 '평창올림픽에도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이상화는 "소치 때 러시아 선수들이 부러웠다. 한국에서 올림픽이 열리지 않았다면 그만뒀을 것이다. 이룰 수 있는 걸 다 이뤘다. 세계기록도 세웠고, 올림픽 2연패도 했다. 하지만 우리 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 꼭 나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욕심 많은 이상화의 성격도 한 몫 했다. 이상화는 "능력이 있는데 그만 두는 건 아까운 재능을 버리는 것 같다. 부상 때문에 힘든 건 어쩔 수 없지만 뭔가 해내고나면 뿌듯하다. 그런 맛을 느끼고 싶다"고 했다.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빙속여제’ 이상화가 18일 오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를 마치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빙속여제’ 이상화가 18일 오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를 마치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대회에서 이상화는 자신보다 3살 많은 고다이라 나오(32)와 싸웠다. 1500m 금메달리스트 이레인 뷔스트(32·네덜란드)도 30대다. 이상화도 4년 뒤까지 충분히 기량을 유지할 수 있다. 제갈성렬 SBS 해설위원은 "기량으로는 충분히 한 번 더 도전할 수 있다. 하지만 상화는 네 번의 올림픽에서 최선을 다했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가까이서 봤기 때문에 상화의 결정을 존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상화는 올림픽 재도전에 대해 "이제 막 경기가 끝났다. 좀 더 생각해보겠다"고 대답했다.

강릉=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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