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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사이언스 가르치는 혁신 전문 대학원 만들어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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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1호 11면

차상균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장

차상균(사진) 서울대 빅데이터연구원장(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은 “모든 산업에서 빅데이터 지배자가 업계를 장악할 것”이라며 “산업간 경계가 파괴되는 변화의 시기에 인재 육성과 재교육에 정부가 투자하지 않으면 과거 산업혁명기의 고통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길어야 2~3년뿐”이라고 경고했다.

4차 산업혁명시대 인재 양성 필요 #투자 안하면 산업혁명기 고통 반복 #청와대·교육부·기업 전부 나서야

그는 최근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을 키우는 일”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 분석 기술 연구에서 국내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이다. 2011년 세계 최대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독일SAP와 함께 4차 산업혁명의 시작점이 된 데이터 처리 플랫폼 ‘HANA’(하나)를 공동 개발해 디지털 플랫폼 시장을 열었다.

우리나라 4차 산업혁명 대비 수준을 평가한다면.
“경영학에서 말하는 ‘혁신가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했고 그들이 많은 파워를 갖고 있다. 기존에 팔던 물건도 있고 고객도 있고. 회사들로선 (다른 사업 분야로) 옮긴다는 건 대단한 결정을 해야 한다는 건데, 전환하기 힘들어하고 있다. 흐름에 뒤처져 있다.”
외국과 비교하면.
“미국 아마존이 빅데이터·인공지능(AI)을 무기로 모든 분야로 들어가고 있다. 식품 마켓인 홀푸드를 인수했고 제약 유통 사업 확장 조짐에 약국 체인 CVS의 주가가 내려갔다. 중국의 (양대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알리바바가 은행을 설립하고 돈을 빌려주고, 금융·유통의 경계가 없어진다. 빅데이터·AI 플랫폼에서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 모든 분야에 치고 나가면서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디지털 패권주의가 만들어지는데 우리는 준비가 없다.”
무엇이 가장 시급한가.
“중국의 칭화대가 우리보다 낫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투자 규모만 보면 칭와대 데이터사이언스연구원엔 센터만 10개가 넘는다. 우리는 눈 뜨고 추월당하고 있는 거다. 가슴 아프다. 기회는 안 주어지고…. 제일 중요한 건 사람이다. 빅데이터·AI를 연구하고 개발할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교육기관이 필요하고, 그러자면 정부가 지원해야 하는데 잘 진행이 안 되고 있다. 당초 ‘데이터 사이언스’(데이트를 분석 등 연구하는 분야)를 가르치는 혁신 전문 대학원 만들자고 부르짖고 다녔는데 너무 시간이 걸려서 고용노동부 지원을 받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먼저 시작한 게 ‘4차 산업혁명 아카데미’다. 한 명에 2000만원, 100명 키우는데 20억원을 지원받았다. 한해 국가 예산이 400조원이 넘는다. 각 대학에 0.1%만 지원해도 4000억원이니 청년 실업을 막고 디지털이노베이션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인재 2만 명은 키워낼 수 있다.”
인재 양성 어떻게 해야 하나.
“아카데미는 청년 트랜스포머 프로그램이다. AI·빅데이터 기술을 배워 취업하고 창업도 하고자 하는 의지로 넘치는 졸업생, 취업준비생들이 모이고 있다. 그러기 위해선 교수 인력에 대한 투자가 있어야 한다. 가르칠 사람들이 부족하다. 해외에 유능한 인재 데리고 와야 한다. 청와대도, 교육부도. 기업도 전부 나서야 한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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