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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매 선구자' 강광배 "이젠 윤성빈의 시대...韓 썰매 고속도로 탔다"

중앙일보

입력

강광배 한국체육대학교 교수. 강릉=김지한 기자

강광배 한국체육대학교 교수. 강릉=김지한 기자

"윤성빈의 금메달, 이제 한국 썰매는 시작입니다."

새로운 '스켈레톤 황제' 윤성빈(24·강원도청)이 16일 끝난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켈레톤 남자 1~4차 주행에서 합계 3분20초55를 기록해 2위 니키타 트레구보프(OAR·3분22초18)를 1초63 차라는 압도적인 차이로 누르고 금메달을 땄다.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사상 첫 썰매 종목 금메달을 딴 윤성빈은 포효했다.

윤성빈의 금메달에 누구보다 감격해한 사람은 '한국 썰매의 전설' 강광배 한국체육대학교 교수(MBC 해설위원)다. 경기 중계 해설을 통해 제자의 경기를 지켜본 순간 강 교수의 감회도 남다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강 교수는 16일 중앙일보와 전화 통화에서 "썰매를 처음 했을 때와 지금 비교하면 천지개벽이 일어났다. 선수, 환경 등 모든 게 바뀌었다. 한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바닥에서 메달 따는 장면까지 경험하게 됐다.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1998년 나가노 대회 때 루지를 시작으로 2002년 솔트레이크 대회와 2006년 토리노 대회에서 스켈레톤,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봅슬레이에 출전한 '전 세계 유일'의 썰매 전 종목 올림픽 출전 선수다. 황무지같은 환경에서 한국 썰매의 밑바닥을 닦은 강 교수는 이번 쾌거에 "나 하나가 아닌 모든 사람이 함께 이룬 성과"라고 말했다. 그는 "윤성빈 선수 본인도 열심히 준비했고, 지도자들이 열심히 훈련시켰기 때문에 여기까지 온 거다. 한 명이 도운 게 아니라 여럿이 힘을 합쳐 이룬 성과"라면서 "지금까지 한국 썰매에 도움을 준 모든 분들에게 영광을 다 돌리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2012년 윤성빈이 처음 스켈레톤을 시작할 때 지도했던 강 교수는 "처음 성빈이를 봤을 때 '너가 평창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말했던 게 씨가 됐다. 이젠 정말 윤성빈의 시대가 왔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윤성빈은 주인공이 됐고, 한국 썰매도 고속도로를 달릴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16일 강원도 평창군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경기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대한민국 남자 스켈레톤 대표 윤성빈이 플라워 세리모니에서 웃으며 인사하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16일 강원도 평창군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경기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대한민국 남자 스켈레톤 대표 윤성빈이 플라워 세리모니에서 웃으며 인사하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윤성빈을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강 교수는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시작이다. 자만하면 안 된다. 더 큰 목표를 갖고, 선수 외적으로도 모범이 되고 존경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되기를 바란다. 청소년들에게 꿈이 되는 훌륭한 체육인으로 성장해달라"고 당부했다.

평창=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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