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호실’ 출신 탈북자 “北, 핵·미사일 완성 위한 위장전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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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최근 유화 제스처는 시간을 벌어 핵·미사일 개발을 완성하려는 위장전술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39호실'에서 일하다 탈북한 이정호씨.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39호실'에서 일하다 탈북한 이정호씨.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39호실’에서 30여년간 일하다 탈북한 이정호씨는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우드로윌슨센터에서 열린 한미연구소(ICAS)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씨는 북한의 최근 유화 제스처에 대해 “남한 정부와 대통령을 방패로 임박한 미국의 선제공격을 막으려는 술책”이라며 “김정은은 미국의 선제공격을 두려워하고 있으며, 시간을 벌어 핵·미사일 개발을 완성하려고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초강력 대북제재와 군사적 압박, 외교적 고립으로 사면초가 위기에 처해 허덕이는 김정은이 위기 상황을 호전시키기 위해 고도의 위장전술을 펴는 것”이라며 “이번 움직임은 김정은이 얼마나 위급한 상황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제재에도 끄떡없다고 하는 건 100% 거짓말”이라며 “지난 1년간 대북제재는 지난 25년간 보지 못한, 전면적인 초강력 제재”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은 숨통이 조여지는 상황에서 평창 이후에도 제재에 구멍을 내려는 총공세를 펼칠 것”이라며 “상황에 따라선 한국 국민을 인질로 잡고 위협적 도발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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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미국이 북한 인권문제를 부각하는 데 대해 “잔학한 독재자에게 심각한 타격을 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인권문제는 북한의 독재자에 대한 초강경 무기이자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위력 있는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또 “북한이 대남 관계에서 돈을 받지 않으면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는 과거 경험에 비춰 이번에도 반드시 물밑거래가 진행됐다”면서 “(미국 정부는) 만약 남한 정부가 대북제재에 구멍을 내려고 시도한다면 지체 없이 ‘세컨더리 보이콧’을 가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씨는 중국 다롄(大連)에서 북한 대흥총국 지사를 운영하다가 2014년 한국으로 망명한 뒤 2016년 미국 버지니아주에 정착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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