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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김현아 영입한 날, 한국당 내부선 "콩가루당이냐"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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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김현아 들어오는날 "한국당은 콩가루 당" 쓴소리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2일 김현아·이재오 의원 등을 한국당으로 끌어들이며 외연 확대에 나섰다. 하지만 당내 중진들은 이날 홍 대표 리더십을 비판하는 2차 성명을 냈다.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대표 등의 자유한국당 입당식이 12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렸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오른쪽)와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대표가 대화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대표 등의 자유한국당 입당식이 12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렸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오른쪽)와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대표가 대화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홍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김현아 의원에 대한 '당원 징계처분 취소 안'을 의결했다. 김 의원은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 당시 바른정당에 합류할 의사를 밝히면서 당적은 한국당에 둔 채 바른정당 행사에 참여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 때문에 김 의원은 지난해 1월 해당 행위자로 지목돼 당 윤리위로부터 '당원권 정지 3년'의 중징계를 받았다.

이어 홍 대표는 늘푸른한국당 입당식을 열고 과거 친이계 좌장이었던 이재오 대표 등 지도부와 당원을 받아들였다. 이 자리에서 홍 대표는 “이 대표님이 (한국당에) 들어오시면서 한국 우파진영의 통합은 이제 완성됐다”고 했다. 이 대표 역시 "하나가 됐으니 홍 대표의 지도력 아래 '국민이 이제 됐다. 저 정도면 나라 맡겨도 되겠다'는 소리가 나올 때까지 분골쇄신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흠 최고위원. [중앙포토]

김태흠 최고위원. [중앙포토]

그러나 당내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김태흠 최고위원은 김현아 의원 징계 해지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냈다. “홍 대표의 독단, 무원칙, 사당화된 당 운영으로 자유한국당의 희망이 사라지고 있다”며 “당을 ‘콩가루 당’으로 만들어 버렸다”고 했다.

당내 중진도 움직였다. 지난 8일 홍 대표에게 중진회의 개최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중진 의원 7명은 이날 “당원들은 지금 절체절명의 6.13 지방선거일을 불과 넉 달 앞두고 주요 시도의 유력 후보조차 깜깜이인 당의 무기력을 크게 걱정하고 있다”며 “홍준표 대표의 독선적이고 비호감 정치에 문제의 본질이 있다"고 공격했다.

이날 성명에는 심재철ㆍ이주영ㆍ정갑윤(이상 5선) 의원과 나경원ㆍ유기준ㆍ정우택ㆍ홍문종(이상 4선) 의원 등 7명의 중진이 참여했다. 나흘 전 성명보다 5명이 줄었지만, 비판 수위는 한층 높았다. 정우택 의원은 “당내에 건강한 비판 목소리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중진회의를 하자고 요청했는데 그걸 (홍 대표가) 그렇게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면 되겠나”라고 했다.

이와 관련 한국당 재선 의원은 “초ㆍ재선들은 불만이 있어도 홍 대표 앞에서 말을 못하니깐, 중진들부터 불만이 점차 터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홍 대표와 의원들 간 갈등이 심화해도 '반홍'의 구심점이 없다는 점에서 폭발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정우택 의원 역시 “홍준표 체제를 흔들겠다는 의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준영 기자 kim. 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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